영화

영화 작가미상

이사벨라아나 2020. 2. 14. 14:28



영화 작가미상


원제가 '진실에서 눈을 돌리지 말라'인데

독일의 실존화가인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실제 삶을 바탕으로

제 2차 세계대전이란 역사적 사건을 일으킨 독일이라는 나라에서

전쟁 전후로 일어나는 피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하면서 겪게되는

한 개인의 삶의 여정이 너무나 드라마틱하게 펼쳐지는 영화다.


러닝타임이 189분으로 비교적 긴 영화임에도 장면하나하나

놓치기 아쉬울 정도로 뛰어난 영상미와 무엇보다 화가의 삶에 있어서

예술에 관한 철학적 이야기가 많이 나와 대사 하나하나도 의미있게 다가왔다.


독일이 2차 대전에서 참패하면서 동독과 서독으로 나뉘어지는 분단속에

동독이라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예술가의 자리는 그저 이념에 대한 벽화를 그리는 일이 고작이다.

예술에 대한 불타는 욕망으로 과감하게 동독에서 탈출해 서독에서

예술대학에 들어가 아방가드르라는 새로운 형태의 예술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뇌하다 결국에는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게 되는데....

그것은 어릴 적 예술을 좋아하는 이모의 손에 이끌려 드레스덴에 있는 미술관 나들이에서

본 그림들과 이모가 정신병원에 끌려가면서도 '진실에서 눈을 돌리지 마' 라는 말이

머릿속에 강하게 박혀있음을 인지하고 수많은 시도끝에 결국은

옛날 흑백사진 속에서 자신만의 예술을 찾아낸다.

누가 찍었는지 모르는 작가미상의 사진들을 자신만의 그림으로 재탄생시켜 흐릿한 세상에서

진실을 그리는 화가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주인공 쿠르트역을 맡은 톰쉴링의 섬세하면서도 감각적인 연기가 돋보였고

쿠르트연인으로 나오는 엘리자베트역의 폴라 비어도 매력적이었다.

특히 우생학을 신봉하는 일그러진 믿음으로 인간적인 미가 전혀 없는 제반트 역의

세바스티안 코치 배우의 연기는 압도적이었다.

화가의 삶에 관한 영화라 그림과  관련된 다양한 레퍼렌스가 소개되어

간접적으로 예술의 세계에 대해 접할 수 있는 기회여서

영화속의 또다른 다른 세계를 보는 듯 신선했다.


사랑과, 전쟁의 상흔으로 남겨진 지울 수 없는 역사

그리고 자신의 예술을 불태우는 한 예술가의 삶이

한 편의 파노라마처럼 다가왔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페인 앤 글로리  (0) 2020.02.05
영화 에릭 클랩튼 : 기타의 신  (0) 2020.01.18
영화 -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0) 2020.01.07
영화 파바로티  (0) 2019.12.21
영화 10년 - 용산 cgv  (0) 2019.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