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뮤지컬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 -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

이사벨라아나 2019. 4. 14. 10:53



뮤지컬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

2019년 4월 13일 토요일 오후 3시



음악의 성인이라 불리는 베토벤에 관한 공연은 심심치않게 등장한다.

비교적 많이 알려진 그의 불운한 성장 스토리와 청각을 잃은 장애를

스스로 이겨내며 우뚝 선 음악가로 성공하기까지의 이면에 자리잡고 있는

 끊임없는 고통과 비극으로 일관된 그의 인간적인 면이 부각된 뮤지컬로

10대에 아버지에게 학대받으며 음악공부를 했던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아노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내면의 뜨거움,

20대 청년시절의 열정과 꿈, 그리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조카에 대한 끊임없는 집착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결국은 죽음앞에 이르러서야 자신의 잘못된 집착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닫게 되는데.....

왜 제목이 루드윅인가 했는데 조카가 불러준 루드윅 삼촌에서 따온 것이었다.



공연은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한 수녀앞으로 베토벤이 죽음을 앞두고

남긴 편지가 전해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편지 속의 베토벤의 등장으로 그는 나이든 베토벤이 되었다가

어릴 때 아버지에게 학대받는 10대의 베토벤으로

다시 20대의 꿈이 가득한 청년 베토벤으로 나타나며

회고하는 형식으로 나오는데

백발이 희끗한 베토벤이 공연내내 무대를 떠나지 않고

극을 이끌어 나가는 모습이 독창적으로 다가왔다.



10대역의 베토벤역의 차성제 어린이는

어린 발터역과 조카 카를역까지 넘나들며 열연하는데

연기도 뛰어났지만  피아노 실력 또한  대단했다.


20대의 베토벤역의 박준휘 배우

패기 넘치는 젊은 베토벤이 뿜어내는 폭넓은 성량과 쏟아지는

땀이 느껴질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하는 그의  열정이 그대로 느껴졌다.


노년의 베토벤역이자 공연을 이끌어가는 김주호 배우

관록이 묻어나는 중후하고 안정감있는 목소리로 그야말로

고뇌에 찬 베토벤 자체가 되어 묵직한 감동을 주었다.


마리역의 김지유 배우는 한 때 건축가를 꿈꿨지만

남자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수녀의 길로 가는데

가녀린 외모와는 달리 비중있는 역할로 무게중심을 잡았다.



공연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 피아노다.

피아노 치는 슈베르트 역으로 나오는 강수영 피아니스트의 피아노 선율은

베토벤의 명곡과 함께 공연을 이끌어나가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어

그 자체만으로도 공연을 아주 풍성하게 만들었다.



탄탄하게 구성된 스토리로 인간 베토벤에 대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강렬하게 전달되어 왔다.

실력파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넘버들은 가슴 절절하게

감동적으로 이끌었고  베토벤의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감성을 채울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로 김주호 배우의 베토벤 운명교향곡에 맞춰

지휘하는 강렬하고 짜릿한 한 순간은

임펙트있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