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연극 나쁜자석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이사벨라아나 2019. 3. 3. 12:24



연극 나쁜 자석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2019년 3월 2일 오후 3시 30분



2년만에 돌아온 연극 나쁜 자석

고든, 프레이저, 폴, 앨런 이렇게 4명의 친구들의 이야기로

첫 장면은 강렬한 비트가 있는 음악과 함께 밴드를 결성해 연습을 하는 씬으로

19살때인 듯 등장자체가 멋있었다.



9살때 앨런, 프레이저, 폴 세친구가 각자의 물건을 타임캡슐에 묻는데

다른 곳에서 온 고든은 묻을 게 없어서

자신이 지은 이야기를 묻겠다고 하면서 들려주는 또다른

극 속으로 극으로 등장하는 '하늘 정원'이야기는 마치 훗날

그들의 관계를 예언하듯 복선으로 묵직하게 다가왔다.


스코틀랜드 작은 바닷가 마을 배경으로 하는 연극은

혈기왕성한 남자 4명의 거침없이 내뱉는 젊음 특유의 패기와

다소 욕설이 난무하며 액션 또한 강해서 순간순간 긴장감이 감돌았다.


부모는 선택할 수 없어도 친구는 선택할 수 있다는 프레이저의 대사에

고든은 친구 또한  선택할 수 없다는 슬픈 대사가

끝까지 서로가 어우러지지 못하고 나쁜 자석이 되어

밀어내지 못하는 관계가 되고 싶어 극단적인 최후를 맞이한 고든을

다시 29살에 만나 각자의 방식으로

상처만 남긴 지나간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추억하는데...



오늘의 캐스팅은

고든과 특별한 관계(?)였던 이유였는지 시종 시니컬한 프레이져역의 김바다 배우

나쁜자석이 되어 친구에게 다가가고 싶어했던 낄낄이 고든 역의 신재범 배우

고든의 이야기를 팔아 한 몫 챙기려는 속물 적인 폴 역의 심진혁 배우

그리고 이도 저도 아닌 어쩡쩡한 뚱땡이 앨런 역의 강승호 배우

간간이 들려주는 노래는 감미로웠고

거침없이 몸을 사리지 않은 액션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서로의 관계를 조명하며

9살, 19살, 29살의 나이에 한창 밝고 즐거워야할 그들의 삶이

아픈 추억만을 남기고 각자의 비밀만을 간직한 채

다소 어둡고 무거운 스토리였지만

마지막 앨런이 만든 기계에서

프레이저가 마구 발길질 해 갑자기 팡 터지면서 나와

흩날리는 꽃잎들이 하늘거리며 떨어질 때

다시 고든이 등장해

 "공기는 달콤하고 하늘은 빨갛고 파랗고 노랗고 ...

아주 작은 씨앗하나가 떨어졌는데

과연 씨앗이 나왔을까요?"라는 대사를 읊으며

마지막을 장식하는데 가슴이 뭉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