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미학수업 - 문광훈 지음

이사벨라아나 2019. 3. 31. 22:28



미학수업

- 품격있는 삶을 위한 예술강의

문광훈 지음

흐름출판


좋은 음악을 듣고, 좋은 책을 읽고, 좋은 그림을 보다보면

 조금씩 알게 되면서 좋아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저자가 오랫동안 즐겨 보고 듣고 음미하며 감상했던

시와 그림, 문학작품 그리고 음악들을 바탕으로 나날이 지루한 일상의 되풀이에서

무디어져 가는 감각을 쇄신시켜 자발적으로 보다 나은 삶으로 만들어가는데

기여한다는 미학에 대해서 챕터별로 강의하듯 쓴 교양서이다.




처음 책을 펼치면 마주하는 문장이 갈림길을 보고 울었다는 양자와 하얀 명주실을보고

울었다는 묵자의 이야기로 설렘과 아쉬움의 대비를 이루는 예술이 주는 심미적 충격에 통해

왜 미학을 공부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낭만주의 풍경화가 프리드리히의 <바닷가의 수도사>그림에서

자연의 위대성과 보잘것없는 삶이 대비되어

'유쾌한 공포'를 느끼며 단순한 풍경화가 아닌 그 너머의 세계를 떠올리고

카라바조의 <도매뱀에 물린 아이>그림에서 꽃과 도마뱀으로 아름다움과 끔찍함의 대비로

우울과 놀라움, 탄식과 경탄을 불러일으키는 상반된 것을 보이고

르누아르의 <뱃놀이 하는 사람들의 아침식사>를 통해 담소의 기쁨을

영국 낭만주의 대포화가 터너의 <비, 증기, 속도>는

끝닿을 데 없는 저 너머의 세계와 현실의 만남을 연결한다.

빛의 화가로 불리는 렘브란트의 자화상과 그밖에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들을

철학적인 사유가 담긴 섬세한 해석으로  어떻게 보아야하는지 알려준다.




저자의 감성이 묻어나는 에세이식으로 이어가면서

고전음악의 세계에 대해서 피력하는데 

 가을에는 브람스 음악을 들어야할 것 같고

슈만의 음악인 <다비드 동맹 춤곡>중 한곡인 '마치 먼 곳에서 오듯이'는

먼곳에서 메아리가 울리듯 초조하고 안타깝고

아쉬운 어떤 만남 같은 것이라고 표현하면서 몇 번이고 리핏해서 듣는다는 데

그 느낌이 어떨 지 공감이 갔다.


'음악의 즐거움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관심과 약간의 인내가 필요하다.

그러나 의외로 시작은 쉽다.' - 206



우리나라 최북의 '영모도'를 비롯 시를 비롯한 많은 문학작품과

저자가 직접 찍은 일상의 사진조차 어떤 예술적 감수성이 묻어났다.


'예술을 경험한다는 것은 기존과는 다른 세계와 만난다는 것이고,

이 세계의 다른 인물과 생애를 일정한 거리 속에서 전체적으로 대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은 전망좋은 방에 들어서는 일과 같다.' - 184


작가는 교양에 대해서 언급하는데

단순히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영화를 보는 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묻고 보고 답변하며 또다시 탐구하는 절차 속에서 조금씩 체화되어

매일 조금씩 변화하고 갱신할 때 비로소 교양인이 된다고 한다.


조금은 어렵게만 느껴졌던 인문학적 실천 방법으로

시를 읽으며 현실을 배우고, 음악을 들으며 세계를 생각하고, 그림을 보면서

인간을 이해하고 건축을 보면서 균형을 떠올리는

지극히 자율적으로 현실을 직시하면서 현실 너머의 존재를

생각하라고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한 프리드리히의 <떡갈나무숲의 대수도원>그림을 보며

깊은 정적에 쌓여있는 대자연의 고요속에서

정중동을 느낄 수 있었다.


'쉴러 미학의 '섬세하게 조율된 영혼'이란 말이 나온다.

시를 읽고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듣는 것은

자기 자신의 영혼을 섬세하게 조율하기 위한 것이다' - 357



빌 게이츠가 20대 떠난 베낭여행에서 만난 피카소의 입체적인 그림에서 충격을 받고

스티브 잡스가 마크 로스코의 하나의 색으로 평면화 시킨 그림에서 영감을 얻었듯이

예술적 경험에서 정신의 내면적 눈은 뜨지 못했지만

미학수업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영혼의 양식이 듬뿍 채워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