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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시 한 잔 - 윤동주 외 지음, 배정애 캘리그래피

이사벨라아나 2019. 4. 8. 19:58



매일, 시 한 잔

오늘도 시를 읽고, 쓰고, 가슴에 새기다

윤동주 외 지음

배정애 캘리그라피

북로그 컴퍼니


한 때 매일 저녁 퇴근 후 라디오 방송에서 시를 낭송해 주는 프로그램을 들으며

마음에 드는 시를 만나면 블로그에 적으며 하루를 정리하며 음미하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자연스럽게 시에서 멀어져 갔다. 시에 대한 갈증은 항상 있어

배정애 캘리그라퍼가 펴낸 '매일, 시 한 잔' 책소식을 듣고 너무 반가웠다.



일단, 제목부터 넘 마음에 들었다.

윤동주 시인의 시를 비롯 너무나 유명한 시인들의 주옥같은 시를 담은 책은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감성을 촉촉히 적시며 가슴속 깊이 다가왔다.

빈 여백과 시와 어울리는 이쁜 사진들이

마치 사진속에 담겨있는 풍경들과 같이 있는 듯 편하게 느껴졌다.


예전에 좋아했던 고정희 시인의 시나  얼마전 광명에 있는 기형도 문학관에

다녀와서 오래된 기형도 시집을 꺼내어 읽었는데

다시 이 책에서 기형도시인을 만나니 뭔가 찡한 울림이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시인들의 시들을 만나면 넘 반가워 그 곳에서 한참을 멈추어

지나가 버린 오래전 시간들을 떠올리며 잠시 추억속에 잠기기도 하고

시들을 나지막이 읊어보기도 했다.

오른쪽 하얗게 비어있는 공간은 뭔가를 끄적여보고 싶지만

너무 깨끗해 쉽게 채울 수가 없었다.


매일 시한편씩 마주하면서 아주 진한 차를 마시듯 느긋하게

오래 천천히 쓰다 보면 어느덧 시어들이 툭 튀어나와 나를 위로하는 듯

일상에서 지친 마음들이 어느새 스르르 녹아내리는 기분이 들었다.


책 속에서

내 맘에 콕 닿은 시 하나를 고르라면

김승희 시인의 '꿈과 상처'다


나대로 살고 싶다.

나대로 살고 싶다

어린 시절 그것은 꿈이었는데


나대로 살 수밖에 없다

나대로 살 수밖에 없다

나이 드니 그것은 절망이구나  - 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