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르누아르의 여인 展 -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이사벨라아나 2017. 3. 5. 21:30



르누아르의 여인 展

서울 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017년 3월 5일 일요일



시립미술관으로 가는 길은 아름드리 돌담길과

겨우내 털실로 짠 이쁜 뜨개옷을 입은 나무사이로

아직 이르지만 봄햇살만큼이나 따사로운 햇빛이 함께해

잠시나마 운치있는 풍경들에 걸음을 멈추고

시선을 고정시키게 만들었다.



입구 푯말을 따라 미술관으로 올라가는 길은

 조각상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아

보는 즐거움이 있다.



고풍스러운 미술관은 언제 가도 멋스럽게 다가온다.



한불수교 130주년과 경향신문 창간 70주년을 기념하여 열리는

르누아르의 여인 전

이번 전시는 르느와르의 그림중 여인들의 그림으로만 이루어진

국내 첫 테마전시로 행복을 그린 화가라 불리우는

르느아르의 아름답고 특유한 빛과

색채의 다양함을 통해 그림에서 빛나는 여인들의

인물화를 아주 세세하게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전세계 국공립 미술관 30곳과 개인소장 작품들로

 진품 명작만 선정해서 모아 구성되었다고 한다.

여성이라는 소재로 그린 그림이 2000여점에 이를 정도로

다양한 형태의 인물화를 그렸는데

구체적으로 4가지 테마로 구분지어 전시되었다.

1. 어린아이와 소녀

2. 가족 안의 여인

3. 르누아르의 여인

4. 누드와 목욕하는 여인


초기에는 여성 모델들을 대상으로 그렸는데

인기를 끌면서 파리 부르조아 아이들을 대상으로 초상화를 그렸고

점차적으로 확대되어 모든 여인들이 작업의 핵심소재가 되어

르느아르만의 독보적인 표현양식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만약 신이 여성을 창조하지 않았다면

내가 화가가 되었을지 모르겠다'라는 말을 남겼을 정도로

작품의 주제가 아름다운 여인이나 누드가 특히 많은 이유를 알 거 같았다.



인상주의 화가지만

고전주의풍이 가미되어 미화된 부분이 많아

실제보다 뚜렷한 파스텔톤의 오묘하고

다양한 색의 교합의 두드러짐을 볼 수 있었고

인물화에 있어서도 인상주의의 햇빛을 이용한

색감대비가 뚜렷하고 밝은 특징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르느와르는 13세 때 도자기 공장에서 일을 했는데

재능이 뛰어나 도자기에 그림그리는 일을 하다가

21세 때 미술교습소를 다니면서 모네, 마네 등을 만나

본격적으로 그림공부를 했다고 한다.



그의 그림에는 모자와 꽃이 많이 등장한다.

모자를 좋아해서 모델들에게 모자를 사주거나

직접 만들어주기까지 할 정도로 그림에 있어서 모자를 중시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전시포스터를 장식한 작품인

'두소녀 모자 장식하기'에서도 모자가 눈에 띄었다.

그 그림속 모델은 화가 마네와 인연이 있는 소녀들이었다.

마네의 동생과 결혼한 여류화가 베르트 모리조의 딸(오른쪽)과

그녀의 사촌이라고 한다.



작품 '해변가의 소녀들'은 바다를 바라보는 등진 두소녀의 모습인데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있어 아름다우면서도 평화로워보였다.


'가브리엘과 장' 은 둘째아들 장과 보모 가브리엘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순간적으로 포착해서 그린 그림으로

정지되어있지 않고 움직임이 느껴지는 그림이었다.


이탈리아 화가 라파엘로의 그림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젖먹이는 여인' 등을 통해 성모자상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듯했다.

그밖에도 자신의 부인을 모델로 그린 '개와 함께 있는 부인' 등

가족을 주제로 한 그림과 '목욕하는 여인'등의 그림에서는

마치 고전에 나오는 여신의 풍만한 육체를 볼 수 있었다.


그림을 둘러보면서 꽃과 모자 그리고 화려한 의상까지

밝으면서도 화사한 그림으로 '행복을 그린 화가'란 이미지답게

그림속 인물들의 표정들이 한결같이 아름다우면서도 따뜻하게 느껴졌다.



르느아르가 실제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여주는 영상실과

그의 그림이 걸려있는 작업실을 배경으로하는 포토존도 중간에 있어

잠시 쉴 수 있었다.


 


르누아르의 원작을 레플리카로 제작하여

음악을 들으면서

붓터치를 직접 느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흥미로웠다.



초상화라는 작품안에서 여성의 아름다움을 중시한 화가 르누아르

말년에 류머티스를 앓아 그림을 눕혀서 그릴 정도로

극심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그림에 대한

열정만큼은 남달랐다고 하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서 그의 작품세계를 조금이나마

자세히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