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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 - 이언 맥큐언

이사벨라아나 2015. 8. 15. 16:00

 

영국의 부커상 수상작가 이언 매큐언의 장편소설 '속죄'

영화 '어톤먼트'의 원작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액자식 소설로 반전에 반전을 기한다.

 

책은 1부 2부 3부 그리고 에필로그라 할 수 있는 '1999년 런던'으로 나누어지는데

1부에서는 열세살 브리오니와 그의 열살위 언니 세실리아, 오빠 레온

이종사촌 롤라와 쌍둥이 동생들과 캠브리지에서 돌아온 의사지망생 로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로비를 어렸을때부터 좋아했던 브리오니는 우연히 분수에서

로비와 함께 있던 언니 세실리아가 물속에 뛰어드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면서

의아하게 생각한다.

 그 후 로비가 언니에게 전달해주라는 편지를 몰래 뜯어 보면서

음란한 문구가 들어있는 편지내용을 보고 로비를 정신병자로 간주한다.

언니 세실리아와 로비의 관계를 질투하게 되고

심지어는 사촌 롤라가 강간을 당하는 일이 벌어지는데

자신이 확실히 보지도 않았으면서도

범인으로 로비를 지목하면서 세사람의 삶은 뒤틀어지는데....

전쟁터로 끌려간 로비와 간호사로 일하는 세실리아는 편지를 통해 서로의 사랑을 이어나가고

브라우니 또한 속죄의 의미로 수련간호사가 된다는 스토리인데

중간 중간 끊겨서 빠지는 내용들이 있다.

마지막에

소설가를 꿈꾸었던 주인공 브리오니라는 소설 속 인물이 쓴

소설이라는 것으로 마지막에 회고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강간을 당한 롤라는 강간범이 폴마셜과 결혼해서 아주 부유하게 살아가는 것과

대비되는 로비와 세실리아가 이미 오래전에 죽었다는 이야기가

약간은 허탈스럽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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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공포에 떨일은 사방에 널려 있었다. 그러나 갑작스레 밀려와 쉽사리 떨쳐지지 않는 공포는

예상치도 못했던 작은 일에서 비롯되었다.- 269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기다린다는 것, 그것은 수학공식처럼 분명하고

감정이 배제된 일임이 분명했다.

기다림, 상대방이 다가올 때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기다림이란 너무나 힘겨운 말이었다 - 368

 

그녀는 정말로 남을 모방한 소위 현대적 글쓰기 양식 뒤에 숨어서 의식의 흐름

- 그것도 세 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의식의 흐름 -

속에 죄책감을 익사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일까.

그녀의 소설에 없는 것은 그녀의 삶에도 없었다.

그녀가 삶에서 정면으로 부딪치기 싫어했던 것은 소설에서도 빠져 있었다.

진정한 소설이 되기 위해 빠져서는 안될 것이 바로 그것이었는데도 말이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 449

 

지난 오십구년간 나를 괴롭혀왔던 물음은 이것이다.
소설가가 결과를 결정하는 절대적인 힘을가진 신과같은 존재라면
그는 과연 어떻게 속죄할수 있을까?
소설가가 의지하거나 화해할수있는,
혹은 그 소설가를 용서할 수 있는 존재는 없다.
소설가 바깥에는 아무도 없다.
소설가 자신이 상상속에서 한계와 조건을 정한다.
신이나 소설가에게 속죄란 있을수 없다.
비록 그가 무신론자라고 해도.
소설가에게 속죄란 불가능하고 필요없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속죄를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이다. - 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