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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승리자들- 볼프 슈나이더

이사벨라아나 2014. 9. 25. 21:38

 

 

만들어진 승리자들 - 볼프 슈나이더

독일 저널리스트 출신인 이 작가의 '위대한 패배자'라는 책을 작년에 읽었는데

약간 억지스러운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역사적인 인물들의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알게 되어

새삼 관심도 없던 세계사가 재미있게 다가오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예전에 지인이 추천한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7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께가 부담스러웠지만  쳅터별로 첫장에 씌여진대로

위대한 유명인과 위대한지 않은 유명인, 그리고 유명하지는 않지만 위대한 인물들을 그룹으로 나누어

참으로 세세하게 파헤쳤다고나 할까?

이 책을 도서관에서 작업을 했다고 하니 과연 엄청난 자료를 손수 뒤적여 찾아내어 직접 썼다는 것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읽는내내 위인들의 알려지지 않은 사생활의 비밀을 들여다보는 듯 호기심어린 눈으로 책에서 시선을 떼기가 힘들었다.

콜럼버스를 시작으로 예술가들의 사랑, 가족간의 갈등, 예술적 재능이 일찍 꽃핀 사례 등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내용을 구석구석

시원하게 다루어 알려진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생소해 집중할 수 있었다.

위인들의 특징중 대부분은 자기의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집념이 강한 사람이고

재능은 분명 있지만 꽃피는 시기가 시공간적인 우연에 의한 것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지적하기도 한다.

또한 역사적인 불행이 위인들의 공을 세울 수 있는 뜻밖의 기회가 된 유명한 사례가 많다는 아이러니도 있다.

콜럼버스는 죽을 때까지 자신이 아메리카를 발견했다는 것을 몰랐을 정도였고 사실 3번째로 발견한 사람이었는데

끈기와 집념과 탁월한 정치력으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려는 시도들의 예로

베토벤은 어떤 소리도 듣지 못하는 상태에서 황홀한 '환희의 송가'를 작곡했고

일곱 살에 난청이 된 에디슨은 서른 살에 축음기를 발명했고, 쉰여덟 살에는 귀머거리나 다름없는 상태에서 자신이 만든

축음기의 기능을 개선하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고 한다. 세르반테스는 해전에서 부상당해 불구가 된 왼손을 가리켜 '오른손의 큰

명성을 위한 희생'이라고 썼다고 하고 고야는 마흔여섯 살에 귀가 먹은 뒤에야 자신만의 그 멋진 음울한 주제를 찾을 수 있었다.(387)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노벨상 수상에 있어  톨스토이가  노벨문학상에서 배척당한 이유가 '전쟁과 평화'가 다른 측면에서는 아주 뛰어나지만

눈먼 우연에 결정적인 역할을 부여한 것이 걸리고 '크로이처 소나타'에서는 부부간의 육체관계를 거부한 것이 감점 요인이었고

입센은 만년의 작품들이 부정적이고 불가사의하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는 것이다. 요즘같으면 전혀 말도 안되는 것이었을텐데...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그레타 가르보와 마릴린 먼로에 관한 내용도 전혀 알지 못했던 뜻밖의 내용이었다.

그야말로 성형으로 만들어진 배우로 유명인이 되어 전설적인 여배우로 남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