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작가들과의 인터뷰라 주로 작가들의 소설속 이야기를 주제로 다룬 이야기다 보니
읽지 않은 작가의 소설들은 생소해 많은 부분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음이 아쉬웠지만
나름대로 작가들의 생각과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들여다 볼 수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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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잡지 '파리 리뷰'에 실린 수많은 작가들의 인터뷰 중에서, 현대 소설을 대표할 수 있는 소설가 12명의 인터뷰를 선정하고 이를 번역하여 소개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들은 자신들이 직접 경험한 소설가의 삶에 대해 진지하면서도 유머감이 넘치게 이야기를 해줌으로써,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와 살아 있는 숨결을 직접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또한 그들은 자신들의 작품의 동기와 배경뿐만 아니라, 의미와 가치를 직접 설명하기도 한다.
인터뷰를 통해 우리들은 움베르토 에코의 장난기 넘치는 말투,
오르한 파묵의 정치적 위협에 대해 의연하게 대처하는 자세,
레이먼드 카버가 알코올의존증을 극복하고 단편소설 작가로 성공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옛이야기를 통하여 자신만의 환상적 리얼리즘을 만드는 과정,
친구가 자신의 눈앞에서 번개에 맞아 죽는 것을 본 것이 폴 오스터의 인생관을 결정하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일 새벽 네 시부터,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매일 동틀 무렵부터,
필립 로스는 정해놓은 만큼의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즐겁고 행복한 교류하는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자신과 싸운다.
고독하고 외로운 그들은 창작은 작품들이 자기 절제 또는 극기를 통해 태어난 장인 정신의 산물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러므로 "작가의 의무는 최선을 다해 최고의 작품을 쓰는 것"이라는 포크너의 말을 염두에 둔다면,
작가들은 대체로 자신의 일을 열정적으로 추진하여,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필립 로스는 미국계 유대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움베르토 에코는 기호학을 바탕으로,
밀란 쿤데라는 다성적인 음악의 구조를 바탕으로,
오르한 파묵은 터키를 배경으로,
이언 매큐언은 동시대의 병리학적 현상을 바탕으로
그리고 다른 작가들은 다른 무엇인가를 바탕으로 하여,
허구임에 틀림없지만, 매우 진실하고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우리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 여기까지 옮긴이의 글에서 발췌 -
그렇다고 글 쓰는 것이 쉬워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고독의 발명'의 첫 부분에 사용된 제사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저는 헤라클리투스가 쓴 문장 하나를
인용하였습니다. 이것은 가이 테븐포트의 비정통적이지만 상당히 우아한 번역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진리를 찾아 나설 때 예상치 못한 일들에 대비하라.
왜냐하면 진리를 찾는 것은 어려우며, 그것을 찾았을 때 당혹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글쓰기는 글쓰기입니다. - 163 (폴 오스터)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현실의 역학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며, 가능한 한 충실하게 그것을 기록하려고 애쓰는 것입니다. 저는 제 소설에서 이러한 접근법을
써왔습니다. 이것은 방법이 아니라 신념에 따른 행위입니다.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 대로가 아니라, 또는 이렇게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대로가 아니라, 실제로
일어난 일을 그대로 제시하는 것 말입니다. - 165 (폴 오스터)
전 흥미로운 은유를 위해 과학을 단순히 약탈하여 사용하는 것 이상의 것을 하고 싶습니다. 생물학적 사고는 이와 같이 사소한 장면에서 과학적인 내용에
감정적인 부분을 대립시키는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것은 기계적인 양자학의 관점이나 우주의 시간을 소설에 집어넣는 것보다 훨씬 더 흥미롭습니다.
더 숙성한 것이며 인간적인 척도에 근거한 것이지요. - 219 (이언 매큐언)
글쓰기는 정교한 가면을 씀으로써 개인적인 것을 공적인 행위로 바꾸는 것입니다.(그 단어의 두 가지 의미인 공적이며 대중적이라는 점에서 말입니다.)
글쓰기는 당신의 도덕적인 성품에는 낯선 특질을, 당신이란 존재를 통해 빨아올리는 매우 고된 정신적인 훈련이 될 수 있습니다. 독자에게만큼 작가에게도
고되지요. 복화술사나 공연 배우보다는 칼을 삼키는 사람처럼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끔은 자신을 넘어서기 위해 자신에게 더 심하게 굴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으로 가장하는 작가는 사람들이 뭘 보여주길 원하고 뭘 숨기고 싶어하는지 방향을 정해주는 보통 인간의 본능을 따를 여유가 없답니다. - 249 (필립 로스)
야나체크는 이런 컴퓨터를 파괴하고자 했지요. 그는 이행 대신에 거친 병렬을 사용하고, 변주 대신에 반복을 사용하고, 언제나 사물의 핵심으로 직접 뒤어들었죠.
뭔가 본질적인 것을 말해줄 수 있는 음만이 존재할 가치가 있었어요. 소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설에서도 작가의 일을 대신 해주는 규칙인 '기법'들이 소설가에게
짐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등장인물을 제시하고, 배경을 묘사하고, 행위를 역사적 상황 속에 배치하고, 등장인물의 일생을 쓸모없는 일화로 가득 채우는 등의
규칙들 말입니다. 장면을 변화시킬 때마다 새로운 해설과 묘사와 설명이 들어가지요. 저의 목적은 야나체크의 목적과 같습니다. 소설에서 자동화된 소설적 기법과
자동적인 소설적 말 엮어내기를 없애버리는 것입니다. - 291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제6장인 '대장정'은 키치에 대한 에세이인데 하나의 주요 주제인 키치를 탐구합니다. 키치란 똥의 존재를 절대적으로 부정하는 것이지요.
키치에 대한 성찰은 저에게는 매우 중요한 주제입니다. 그 주제는 상당한 생각과 경험, 연구, 열정에 바탕을 둔 것이지요. 하지만 어조 자체는 한 번도 진지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도발적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이 에세이는 소설과 떨어져서는 생각할 수 없는 것입니다. 순전히 소설적인 성찰이지요. -298 (밀란 쿤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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