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언어 - 나는 왜 찍는가
글.사진 이상엽
북멘토
한때는 포토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던 사진기자 출신의 작가 이상엽의 사진이야기다.
사진에 관심이 있어 얼마전 카메라에 대해 잠깐 배운적이 있는데 수많은 종류의 카메라와 렌즈 그밖의 부속물들의
생소한 용어들에 그저 아연하고 도무지 익숙해지지 못해 마냥 어렵게 느껴졌었는데
이 책에 나오는 필름 카메라는 듣도 보도 못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굉장히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전문가들만이 알아 들을 수 있는 낯선 카메라 기종들과
과연 그많은 카메라를 소유하고 있음에도 새로운 것을 보면 탐을 내고
어떤 사진을 찍느냐에 따라 선택되어지는 카메라가 다르다는 것에 새삼 놀라웠다.
필름카메라가 사라지고 디지털카메라 아님 핸드폰으로 손쉽게 찍을 수 있다고 생각되었던 사진의 세계에
잠시 입문했지만 알면 알수록 어렵다는 것을 체험했는데
과연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는 작가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생생한 현장을 찍기 위해 연출이 아닌 순간의 찰라를 기다리면서
마음에 드는 장면을 얻기 위해 셔터를 수도 없이 눌러야 되고 그 무거운 장비들을 들고 이동해야하는 것을
묵묵히 감수하면서 끝없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 사진작가들의 이야기는 바쁜 현대에 있어 '느긋함'을 배우게 만든다.
지관스님의 해인사 다비식에서부터 제주 강정마을, 울산 현대 중공업 노동자들의 농성, 최근 일어난 세월호의 참사 등 취재사진까지
티벳을 비롯 중국과 시베리아등의 여행을 통해 찍은 단순한 풍경사진과 그 속에 녹아든 그의 생생한 여행이야기,
그리고 인물사진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억지로 웃는 듯한 표정이 담긴 사진들이
카메라의 역사와 더불어 그의 사진 이력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편리한 디지털 카메라 시대지만 화질만큼은 필름 카메라가 낫다는 기술적 한계때문에 불편함을 감수하고 필름카메라를 고집하는 그는
한 컷 한 컷 넘어갈 때마다 빛을 철저하게 읽고 피사체만 보는 것이 아니라 배경도 고려하면서 단 한장의 사진을 찍을 때 사진가의
자세를 아주 진지하게 만들어 준다고 한다.
카메라를 통해 히스토리를 만들어 내고 그 한장 한장이 그대로 역사가 되어 세상을 기록하는 그것만으로도 참으로 가치있는 일일 것이다.
책을 덮으면서 예전에 읽었던 '여행하는 나무'에서
최후의 순간 사진을 찍다 죽은 사진작가 '미치노 호시오'가 남긴 호랑이 사진이 오버랲되었다.
그 한장의 사진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같이 현장이 그대로 남아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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