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부제가 '예술은 우리를 어떻게 치유하는가' 이다.
예술 작품 하나하나를 통해서 우리 인생의 고난과 사랑, 자연, 돈, 정치 등에 아울러 예술과 즐기는 방식과
예술의 치유기능에 대해 독특한 그의 철학적인 글쓰기를 통해 유감없이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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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예술교육과 거리가 먼 사람들은 대체로 예술은 '예쁜 것'과 관계있다고 생각한다 . 문화 엘리트는 이에 바짝 긴장한다.
아름다움은 한동안 의혹의 눈초리를 받아왔다.
클로드 모네 <수련 연못>
우리가 예쁜 그림을 좋아하는 것은 그림에 표현된 실제 대상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모네가 그린 연못이 있는 정원은 그 자체로 즐거우며,
이런 유의 미술은 특히 거기에 묘사된 것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매력을 풍긴다.
시끄러운 도시의 고층 아파트에
촉촉한 야외의 고요함을 환기시키는 그림의 복제품이 걸려 있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 13
궁전의 과함을 상쇄하기 위해 지은 시골집
리샤르 미크 & 위베르 로베르 <마리 앙뜨와네트 마을>
삶이 더 복잡하고 인공적이 되고,
사람들이 실내에서 더 많이 생활함에 따라,
자연의 소박함을 보충하려는 갈망은 더욱 강해진다.
실러는 이렇게 결론지었다.
"부자연함을 향해 멀리 나간 나라일수록 순진한 현상과 더 강하게 접촉해야 한다. 대표적인 나라가 프랑스다."
실러의 가설을 확증이라도 하듯,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는 세상을 뜨기 몇 년 전
베르사유 궁전 근처에 가짜 농가를 지어놓고
소젖 짜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했다. - 34
화가는 이미 만들어져 있던 주제를 위해 붓을 들었다.
폴 고갱 <올리브 정원의 그리스도>
중세 초 신학자들은 예수의 일생에서
그가 고난당했던 다섯 가지 일화를 주의깊게 분석해 기쁜 공명을 이끌어 내고자 했다.
당시에 예술가들은 정확히
이 주제들을 중심으로 작품을 제작하라는 의뢰를 받았다.
첫번째 주제인 '동산에서의 고뇌'는 죽음을 맞이하기 전날 밤 예수가 겪은 지독한 외로움을 나타낸다.
이 주제는 슬픔의 독특한 양상에 더없이 명예로운 초점을 허락한다.
바로, 온전히 홀로 아침이면 마주칠, 두렵지만 피할 수 없는 과업을 앞둔 심정을 표현했다. - 76
우리는 안개를 무심히 봤을 뿐, 주목해서 보진 않았다.
제임스 애벗 맥닐 휘슬러 <녹턴: 베터시 강>
거의 2세기가 지난 후 오스카 와일드는 당대의 가장 인기 있는 화가를 언급하며,
라 로슈푸코의 사랑에 대한 통찰을 미술에 적용해 명언을 만들어냈다.
"휘슬러가 안개를 그리기 전까지 런던엔 안개가 없었다."
와일드의 말은 사람들이 영국의 수도를 관통하며
흐르는 물 위에 떠다니는 수증기를 보않았다는 것이다.
위대한 예술에는 우리의 감각을 일깨우는 힘이 있다.
그의 정확한 요점은 화가가 풍부한 재능을 통해 안개의 지위를 끌어올리기 전까지
사람들은 안개를 봐도 흥미나 짜릿함을 느끼지 못했다는 뜻이 아니었다. - 102
롱의 작품을 통해 우리의 마음은 인내의 틀 안에 정착한다.
리처드 롱 < 물줄기들>
차분한 회색과 검은색, 나무와 시냇물 같은 형태는 누구라도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몇 개의 굵은 가닥이 위로 올라가면서 점점 가는 가닥들로 나뉜다. 우리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다.
전혀 신비할 게 없다. 하지만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각각의 가닥이 정확히 어떻게 흘러가고,
어느 가닥과 어느 가닥이 만나고, 어디에서 갈라지는지 알게 된다. 우리는 느리게 들여다 본다.
마음이 평안해진다. 아마 롱이 이 작품으로 기념한 도보 여행이 꼭 그러했을 것이다.
-110
떨어지는 나뭇잎사이에서 우리 자신의 죽음을 관조하다
앤설 애덤스 <사시나무, 새벽, 가을, 덜로리스립캐니언, 콜로라도>
나뭇잎은 항상 시들고 떨어진다.
봄과 여름 뒤에는 반드시 가을이 온다.
그러나 우리가 시간, 노쇠, 죽음으로 가득한 갤러리에서, 이 사진을 만난다면
이 사진은 특별한 목적을 띠게 된다.
사진은 우리에게 죽음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자연의 큰 틀에 맞추라고 요청하고 있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의 이치는 식물을 통화하듯 어김없이 우리를 관통한다. -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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