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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세계 - 슈테판 츠바이크

이사벨라아나 2014. 8. 3. 10:34

 

이 책은 얼마전 본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리딧이 올라가면서 자막을 통해서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를 기리면서 라는 문구를 통해 

웨스 앤더스 감독이 바로 이 '어제의 세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해서 읽고 싶었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시인이자  전기작가로도 유명한데

도서관에서 그의 장편소설 '초조한 마음'과 이 책을 빌려왔다.

 

첫장에는 유서로 시작되었다.

50살까지 그야말로 작가로서 승승장구하면서 평화롭게 살던 그에게

공교롭게도  두번이라는 거대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유럽을 파괴하려 든 히틀러의 광포가 절정을 이루어

브라질로 망명하였으나 일본의 진주만 습격으로 더이상 전쟁에서의 희망이 없다고 생각해

60세의 나이로 그의 아내와 동반 자살로 인생을 마감한다는 내용이다.

 

이 책은 그가 자살을 앞두고

브라질에서 집필한 마지막 책이라 할 수 있다.

그 자신에 대해서

아님 잃어버린 어제의 세계에 대해서

지금은 역사속으로 사라졌지만 오늘을 살기위해서는

어제가 연결되지 않을 수 없다는 시대의 자화상이자

그가 속한 세계에 대해서 훗날 진실을 남기고 싶은 의지에서 씌여졌다고 한다.

 

오스트리아 빈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유럽 각국의 언어에 정통하고 전세계를 여행하며 견문을 넓히고

작가로써의 명성과 더불어

오귀스트 로댕, 라이너 마리아 릴케, 로맹롤랑, 막심 고리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프로이드,

살바도르 달리 등과 친분을 쌓으며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문학적 영역을 넓혀 나갔으며

세계 일류 개인 장서가로도 알려졌지만

청년시절부터 유명한 예술가들의 자필 필적과 유품을 수집하는

소중한 문화재산을 남기기도 했다.

 

이 책을 통해서 유럽의 역사와 더불어 1,2차 세계대전에서의 참상과

슈바이츠가 만났던 명사들과의 이야기도 무척 흥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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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우리는 오스트리아에서, 저 혼란한 시절보다 더 예술을 사랑한 적은 없었다.

왜냐하면 우리는 돈의 붕괴를 통해 우리 가슴 속의 영원한 것만이 참으로 영속하는 것이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 362

 

돈의 가치가 소멸되어 감에 따라 오스트리아와 독일에서 모든 다른 가치도 미끄러져 내려갔던 저

세월은 얼마나 거칠고, 무정부적이고, 비현실적인 시절이었던가! 드높은 황홀과 비열한 사기의 시절이었고,

초조와 열광이 공전절후하게 범벅되었다. - 368

 

내가 40년 동안 국제적으로 쌓아올린 모든 것, 또는 거의 모든 것을 이 히틀러라는 하나의 주먹이 때려 부쉈던 것이다. - 390

 

시련은 사람을 자극하고, 박해는 사람을 굳세게 만들며, 고독으로 파괴당하지만 않는다면 고독은 사람을 드높여 준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인생의 모든 본질적인 것들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인식도 다른 사람의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오직 자신의 운명을 통해 배우는 것이었다. - 421

 

50이라는 나이는 전환점을 의미한다. 이미 얼마만큼 먼 인생의 길을 걸어 왔는지를 불안하게 뒤돌아보고,

아직 계속하여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을 남몰래 자문하게 된다.  -435

 

몰락에 대해 항거하는 우리 시대의 가장 강한 의지, 가장 투철한 정신의 투쟁은 점점 무거운 것이 되어 갔다.

명석하다는 것을 사고의 최고 미덕이라고 말했던 프로이트는, 자기가 더 이상 계속 글을 쓸 수 없으며,

계속 활동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명확하게 인식했을 때에 비로소, 로마의 영웅처럼, 의사에게 고통에

결말을 짓도록 허락했던 것이다. - 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