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뮤지컬 - 벽을 뚫는 남자 (홍대 대학로 아트센터)

이사벨라아나 2013. 11. 17. 21:26

 늦가을의 정취를 채 만끽하기도 전에

초겨울의 쌀쌀하고 스산한 바람이 귓볼을 스치는 토요일 저녁.

매번 놓쳤던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를 이번에는 미리 예매해 일찌감치 약속을 잡고

홍대 대학로 아트센터로 향했다.

공연시각보다 한참 일찍 도착해 티켓팅을 하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함께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시간에 맞춰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듀티울'역의 캐스팅은 이종혁, 마이클 리, 김동완 세명인데

오늘의 듀티울 역과 듀블 역은 '마이클 리'와 '임철형' 배우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컸던 '마이클 리'

 의대에 진학했다가 방향을 틀어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했다는 뮤지컬 전문 배우 마이클 리의 공연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지사.

대사가 비교적 정확하고 자연스럽게 발음하길래 전혀 몰랐는데

 

 

 나중에 무대인사를 통해서 그가 우리말이 얼마나 서툰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체구도 왜소해서 보통남자 '듀티울' 스타일이 딱 맞는 배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사가 100%로 노래로 이루어져 톤이 낮은 중저음의 그의 목소리가

 

 

부드러우면서도 아주 매끄럽게 들려왔다.

첫장면에 등장하는 몽마르뜨 언덕의 화가를 비롯해 11명의 배우들이 23역을

 

 

무리없이 소화해내며 코믹하면서도 발랄한 춤과 더불어

 

 

신선한 활력을 주어 보는 내내 유쾌하면서도 진한 감동이 전해져 왔다.

 

또 무대 양쪽으로는 4인조 어쿠스틱 밴드가 공연내내 라이브로 연주했는데  마침 좌석이 피아노 치는 분 가까이 있어

피아노 치시는 분 손의 세심한 터치까지 볼 수 있어 더욱 환상적이었다.

 

 

보통남자 '듀티울'이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 벽을 뚫는 남자 '뚜네 뚜네'로 변하면서

 

 

결국에는 벽에 갇히는 남자가 된다는

 

 

 지극히 현실과는 동떨어진 환상적인 이야기지만

 

 

짜임새있는 스토리와 더불어 뛰어난 무대연출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사랑과  보통사람들에게 따뜻한 희망적인 메세지를 주어 보는 내내 흐뭇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