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 위로 떠다니는 구름떼들이 인상적이었던
그야말로 시월의 어느 멋진 날인 일요일 오후
조영남 가곡의 밤 공연을 보러가기 위해 예술의 전당으로 갔다.
먼저 모스틀리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입장으로 시작된 공연은
웅장한 분위기가 약간 감돌았지만
객석에서 부터 올라오는 조영남님의 무대는 포스부터 남달랐다.
예순 여덟이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늘 젊음을 유지하며 사는 듯
노래 중간 중간 짧게 이어지는 이야기도 위트와 유머가 있어
너무나 인간적이었고 역시나 우리 이웃의 아저씨마냥 친근하고 푸근하게 다가왔다.
수많은 레퍼토리를 무리없이 소화해내며 때론 하모니카로, 아코디언으로 분위기를 바꾸면서
즉흥적으로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다.
게스트로 나온 성악가 박정희님의 '그리운 금강산'과
스타킹으로 스타가 된 테너 김승일님의 투란도트중 '공주는 잠못이루고'
그리고 듀엣으로 부른 넬라 환타지아의 여운은 환상적이었다.
가장 좋아한다는 정지용 시인님의 '향수'를 김승일님과 부를 때
들으면서 마치 그 풍경이 스치듯 아름답게 들려왔다.
그밖에도 화려한 오케스트라단의 멋진 연주와
남성 합창단까지 다양한 어우러짐에 내내 황홀했다.
객석을 보니 오십대 이후 분들이 자리를 꽉 메운 거 같았는데
나이가 들어도 느끼는 감성은 똑같은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는 아리랑으로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되었고
앵콜곡으로 '그대 그리고 나'를 같이 불렀는데
그 시간만큼은 그냥 정지상태로 있었음 했다.
한 편의 멋진 공연을 보고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주변풍경을 즐겼다.
올 가을 내게 또하나의 추억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으로 기억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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