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음악계의 엉뚱한 존재로 알려진 에릭 사티
기존 음악계의 흐름과는 달리 자신의 신념대로 고집스럽게
시대를 초월한 생각과 기법으로 앞서갔던 음악가.
그의 '짐노페디'와 '그노시안'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작품으로
들려오는 선율이 아주 편안하고 단조롭지만 어딘지 신비감이 깃들기도 한다.
사티는 제목에 종종 희한한 용어를 붙이는 편인데
그의 음악은 처음과 끝부분이 불분명하고 모호해 단순한 음으로 흐르다가 어느틈에 끝나는
느낌이 종종 들기도 하지만 느긋하게 흐르는 음악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자주 들었는데 그에 대한 뮤지컬이 공연된다기에
설레이는 마음으로 대학로 예술극장으로 갔다.
베에토벤이나 모짜르트처럼 유명하지 못한이유가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난 탓에
인정받지 못한 불운한 천재음악가였음은 분명한 것 같다.
무대 뒤편에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은은히 흘러나오면서
하얀 장막뒤의 에릭사티의 그림자로 극이 시작되었다.
영화감독을 꿈꾸며 시나리오를 쓰는 현재의 '태한'이 듣게 되는 사티의 음악을 통해
시공을 넘나들며 과거속의 프랑스 몽마르뜨의 카페로 무대가 이동하면서
러시아 발레뤼스의 단장 디아길레프, 장 콕도, 파블로 피카소 등
19세기 시대의 예술가들이 모여 에릭 사티의 공연을 기획한다.
그가 작곡한 발레극 '파라드'가 그대로 무대로 오르면서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데
다소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사용한 소품이 그 시대엔 파격적일 수밖에 없어
파란을 일으키는데 아이디어만큼은 꽤 신선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릭 사티의 단하나의 연인이었던 수잔 발라동역을 맡은 배우 배해선도
매력적이으로 다가왔고 그밖의 배우들이 간간이 부르는 노래와 율동들도
나름대로 음악극이라는 것에 맞게 자연스러웠다.
현재의 '태한'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는 것이
마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를 떠올리기도 했지만
자신만의 예술을 하기위해 고군분투하는 공통점으로
에릭 사티의 삶을 통해
자신또한 하고자 하는 신념대로 해야 한다고 깨달았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 같았다.
음악극이지만 특이하게 펼쳐지는 다양한 무대장치가 피카소의 추상적인 예술세계를
표방한 것 같기도 하고 특이한 소품들을 이용해
현실과 환상을 교차시켜
에릭 사티의 예술세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그의 음악과 더불어 아주 매혹적이었다.
'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뮤지컬 그리스 (0) | 2014.04.11 |
---|---|
뮤지컬 - 공동경비구역 JSA (0) | 2014.03.02 |
뮤지컬 - 벽을 뚫는 남자 (홍대 대학로 아트센터) (0) | 2013.11.17 |
조영남 - 가곡의 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 | 2013.10.20 |
뮤지컬 - 헤이, 자나 (0) | 2013.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