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이라도 뭔가가 쏟아질 것 같은 꾸물꾸물한 날씨의 일요일 한 낮에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본 영화 비기너스.
처음 가본 영화관인데 분위기가 다른 상영관들과는 사뭇 다르다.
시끌 벅적하지 않고 조용하면서도 관람석도 그리 많지 않다.
흔한 팝콘 먹는 소리도 없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도 불이 켜지지 않는 영화관.
진정 영화광들을 위한 극장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비기너스는
이프 온리에서 인상깊게 보았던 분위기있는 남자 이완 맥그리거가 나와서 더욱 더 끌린 영화.
일러스트 작가로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그린 그림들이 인상적이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4년후인 75세에 커밍아웃을 한 아버지.
시한부인생을 선고받지만 순순히 받아들이고
아버지의 남은 삶을 함께 하면서
솔직하게 남은 인생을 즐기고 싶어하는 아버지를 인정하고
아버지가 죽기까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
부모의 결코 행복하지 못했던 결혼생활을 떠올리며
어렵게만 느껴지던 사랑을
혼자만 감수하려는 탓에 사랑은 시도했지만 늘 스스로가 떠났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다시 우연히 만나게 된 프랑스 여인 애나 또한 사랑하면서도 또 다른 불편으로
어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애나는 떠나버리고....
하지만 떠난 애나를 찾음으로써 외로운 사람끼리 다시 시작하게 된 그들의 사랑이
아름다운 음악과 더불어 잔잔하게 다가왔다.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스토리를 주인공의 나래이션으로 픽션이 아닌
사실 그대로임을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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