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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도연스님

이사벨라아나 2011. 11. 14. 22:12

 

나이가 들면서 자꾸 자연물이 담긴 에세이집이 시선을 끈다.

도시에 살면서 늘 동경만하던 시골, 그것도 인적이 없는 산속삶의 이야기는 언제나 

각박한 세상속에서 찌들어 있는 내 삶을 약간은 정화시켜 주는 것 같아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마음이 맑아진다.

산속에서 새와 함께 생활하는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까 하는 기대를 안고 책을 펼쳤다.

핸드폰 위에 앉아 있는 새의 모습이 아주 자연스럽게 포착된 사진 한 장 속에서

새와의 친밀도는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고

법정스님의 '무소유'처럼 새는 날기위해서는 뱃속까지 비울정도로 가벼워야 하는데 아무 것도 소유할 필요가 없고

여행하고 싶으면 떠날 수 있고 살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살 수 있는 새.

배고프면 먹고 그저 졸리면 자면 그만인 말그대로 신선이 따로 없는 새처럼

살고 싶은 이유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스님이 홀로 숲속에서 지내면서 새와 친근해지기 위해서 애를 쓴 흔적이 곳곳 사진에서 묻어나고

인위적인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접근 방법으로 주위의 새를 자기 편으로 만드는

배려가 아주 세심하고 따듯하게 다가왔다. 

하루 하루를 살면서 새와 동거동락하는 스님의 일거수 일투족이

그것을 면밀하게 관찰하고자 카메라와 쌍안경을 통하여,

또 조류도감으로 스스로 공부하는 모습에서

무언가와 친하게 지내기 위해서는 그것에 대해 알고자 하는 욕구와

통찰하려는 노력이 새삼 새박사가 되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새들의 종류와 특징들이 경험에 의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고

더불어 새들의 생활에서 인생에 대한 철학적인 면을 깨달을 수 있는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

마음이 혼란스러울때나 지칠때 이 책을 읽으면

아무생각없이 그냥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을 거 같다.

 

 

'서두르지 않는다고 유리한 건 아니다. 서두를 때 서두르고 침착할 때 침착해야 야생에서 살아남는다.

정중동 동중정(靜中動 動中靜), 움직일때 움직여야 하고 고요할 때 고요해야 한다. - 97

 

나는 다시 태어난다면 새가 되고 싶다.

새는 무위진인無位眞人이기 때문이다.-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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