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선물받은 이 책이 책장에 방치된 채 읽어야지 하면서도 오랜시간 선뜻 집어들지 못했는데
마땅히 읽을 책이 없어서 마음먹고 꺼내 들었다.
중국의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의 한사람인 쟈평화.
자신의 인생에서 영향을 주었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이다.
부모와 형제자매, 고향과 친구들에 대한 에피소드가 고스란히 들어있다.
'인생이라는 것은 알고 보면 부단히 친구를 찾아다니는 과정이다!'라는 책 속의 문구가 알려주듯이
나이들면서 자신과 관계되는 어떤 인연과 끌림으로 형성되는
모든 관계가 연령고하를 막론하고 친구라는 단어로 이루어질 수 있고
그러한 관계를 통해 새삼 깨닫게 되는 삶의 철학과 정서가 담겨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특히 친구라는 존재는 더욱 더 소중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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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 함석헌 -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맡기며 마음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마음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졋는가?
불 위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 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 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수 있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이 책을 옮긴이가 인생의 동반자이자 인연의 끝자락인 친구가 목마를게 그리울때 되새겨 본다는 시) - 옮긴이 김윤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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