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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자 - 앙드레 브르통

이사벨라아나 2011. 8. 28. 20:11

 

 

앙드레 브르통은 초현실주의 작가이자 비평가, 시인등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초현실주의 소설의 대표작이 바로 이 작품 '나자'라고 해서 작은 호기심을 안고

책두께는 비교적 얇지만 평소에 접하던 소설들과는 달라

갸우뚱하면서도 작가의 글세계로 빠져들었다.

 

다다이즘을 걸쳐서 사실주의에 근거를 둔 산문같은 소설이 다소 

허구인거 같기도 하면서도 책 속에 실려있는 자세한 사진들이 증명하듯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진 스토리가 약간은 환상의 세계와

현실 자체가 공존하면서 새로운 '초현실'이라는 행태를 띠지 않았나 생각된다.

 

책의 첫장에 "나는 누구인가"의 질문에서

인생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를 나열함에 있어서

'나는 어떤 영혼에 사로잡혀 있는가'라는 문제를 접근하며  

파리의 한 거리에서  특이하고 신비스러운 영혼을 가진 '나자'라는 여인과의 만남에서 

작가가 시종 주장하는 객관적인 우연과 더불어 발작적인 아름다움이란 모호한 개념들이

적용되는 예시를 통하여 곳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자'를 만나는 것에서부터 주술적인 예언과 직감적인 요소가

현실에서의  작용에 의한 일치감으로  

그들이 만나면서 이루어지는 대화와 그녀가 그렸다는 그림까지 책 속에 사진으로 남아 있지만

정작 '나자'의 사진은 없다는 게 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자'와의 헤어짐 또한 사실 그대로 표현하면서 정신분석과 관련있는

또다른 무의식의 세계로 이어지는 듯한

알 수 없는 암호와 같은 것들이 애매모호하게 만든다.

 

작가 자신이 이해하는 대로 우연의 흐름에 놓여 있는 범위에서

갑작스런 연결과 놀라운 일치가

객관적인 사실과 더불어 비현실적인 환상이 나타나는 신호와 함께 그의 관찰자적인 관점에서

어떠한 설명도 없이 독자가 마치 암호문을 해독하듯 떠오르는 대로 맡겨버리는

작가의 이야기에 한번 빠져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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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관습적으로 제시되는 '유령'에 대해 내가 갖는 표상은, 겉모양 때문이든 시간과 장소의 어떤 우연들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 때문이든 간에, 내게는 무엇보다도 끝없이 계속될 것 같은 고통이 끝난 이미지와 같다.

내 삶은 이런 종류의 어떤 이미지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또한 분명히 인식해야만 하는 것을 알려고 애쓰거나

망각한 것의 미미한 한 부분이라도 기억해 내려고 노력하는데 몰두해야 한다고 믿으면서도, 결국 내 삶은 제자리로 돌아올 수밖에

없도록 선고받은 운명인지도 모른다. - 12-

 

저 눈 속에 스쳐 가는 범상치 않은 빛은 무엇일까?

어떻게 저 눈 속에는 어두운 고통의 빛과 밝은 자부심의 빛이 동시에 비칠 수 있을까?

그녀는 부적절할지도 모르는 어떤 신뢰감을 담아 내게 더이상 물어보지도 않고 고백하듯이 말했는데,

고백의 첫 부분은 수수께끼 같은 느낌을 주는 말이었다. -66 -

 

인생은 암호문처럼 해독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 115 -

 

어쨌든 내가 내 자신을 향해, 아주 멀리서부터 나 자신을 만나려고 온 사람들 향해 '누구인가?'라는

언제나 비장한 외침을 스스로 던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역설 덕분이다.

"누구인가?" "나자, 당신인가?" 내세라는 것, 모든 미래의 세계가 우리의 삶 속에 있는 것이 사실인가?

나에게는 당신의 말이 들리지 않는다. 누구인가? 나 혼자뿐인가? 이게 나 자신인가? - 149 -

 

"아름다움은 발작적인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아름다움이 아닐 것이다" -1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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