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고 단순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출간한지 좀 오래되어 빛이 많이 바랜 이 책을 선택한 것도 그것과
무관하지 않다.
책을 펼치니 자랄때부터 부엌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던 헬렌이
어떻게 요리책까지 출판했는지 알 수 있었다.
남편 스코트 니어링과 함께 살면서 직접 농사를 지으며
생야채와 과일, 곡물, 견과류 위주로 하는 채식을 통하여
소식을 하는 자연주의 삶에서 오는 지극히 조화로운 식습관이
그들 부부가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한다.
이 책은 요리책이라고 할 수 있지만
화려한 음식사진은 없다.
또한 그 속에 나오는 다양한 레시피는 우리네 정서와는 거리가 멀다.
그냥 이 책을 통하여 니어링 부부가 자연과의 조화속에 섭취하는
다양한 음식이야기가 흥미있다.
특히 공감이 가는 내용은
헬렌은 음식을 먹는 시간보다
만드는 시간을 줄임으로써
거기서 아낀 시간을 다른 일에 쓰자고 한다.
경제적이고 간단한 식탁을 차리면서
멋스럽게 먹는데 관심이 있는 사람들 위주가 아닌
요리 준비가 아닌 다른 생각을 마음에 가득 담고
소박한 삶을 즐기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위해 썼다고 하는데
최소한의 재료를 가지고 가장 간단하게 조리를 하면서도
풍미있는 맛을 낼 수 있는 그녀가 새삼 지혜롭게 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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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어떤 사람에게 음식은 생활에서 가장 흥미롭고 흥분되며 마음을 사로잡는 주제이다.
그런 사람들은 음식 중독자이다.
또 어떤 이에게는 음식이 사소한 부분이다. 나도 그 부류에 속한다.
가끔 다른이들처럼 좋은 것을 먹으며 즐거워할 수 있긴 하지만 말이다.
지상의 놀라운 창조물 중에서 아름답거나 공들인 것을 내가 왜 멸시하겠는가?
다만 쉽게 하자고, 우선시해야 할 다른 존귀한 것들을 인식하자고 말하는 것 뿐이다. - 12
내 요리책에 포함될 조리법은 가능한 밭에서 딴 재료를 그대로 쓰고,
비타민과 효소를 파괴하지 않기 위해 가능한 낮은 온도에서 짧게 조리하고,
가능한 양념을 치지 않고,
접시나 팬 등의 기구를 최소한 사용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기로 결심했다.
음식은 소박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또 날것일수록 좋고, 섞지 않을수록 좋다.
이런 식으로 먹으면 준비가 간단해지고,
조리가 간단해지며, 소화가 쉬우면서 영양가는 더 높고, 건강에 더 좋고, 돈도 많이 절약된다. - 19
소로우는 말하지 않았던가.
단촐하게 하라. 욕구를 절제하면 짐이 가벼워질 것이다.
잔치하듯 먹지 말고 금식하듯 먹으라. -30
나는 여성이 지킬 자리가 반드시 부엌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요리를 좋아한다면 요리의 즐거움을 만끽하라.
하지만 나는 요리를 좋아하는 부류가 아니다.
나는, 요리에는 최소한의 시간을 투자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밖으로 나가든지
음식이나 책에 몰두하고 싶다.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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