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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남자 - 빅토르 위고

이사벨라아나 2011. 1. 2. 19:50

 

빅토르 위고의 책은 문장 하나하나가 전해져 오는 것이 평범하지 않고 집중력이 필요한 책이라

매일 조금씩 페이지를 정해놓고 읽었더니 생각보다 읽는 데 오래걸렸다.

책표지에 작가의 '나는 일찍이 이보다 더 위대한 소설을 써보지 못했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영국의 혼탁한 왕정 정치와 더불어 광대가 필요한 시대적상황에 따라

'콩브라시코'라는 어린아이들을 유괴해서 유행처럼 어릿광대로 만들어 웃음거리를 제공했다.

귀족의 신분으로 태어났지만 부모의 죽음으로 왕정의 권모술수에 의해  사악한 의도로  

2살때 버려져 아르카논에 의해 얼굴 자체가 웃는 모습으로 수술되어 떠돌다가 10살의 나이에 포틀랜드의 사막지대에 죽도록 버려진 괭플랜.

다양한 어둠의 세계를 뚫고 온갖 위험이 도사리는 안개가 자욱한 미지의 절벽 위로 가면서 인생의 다른 배,

즉 살기 위해서 혹독한 추위와 함께 미지의 세계로 한없이 걸어가다

어떤 신음소리를 듣고 사라져가는 최후의 안간힘을 다해 원조의 손길을 내미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목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자 어느 여인의 죽어가는 시체에서 한살난 여자아기인 데아를 발견해 안고

계속 걷고 또 걷다가 다다른 집들이 있는 곳 웨이무스.

하지만 페스트가 들었던 직후로 아무도 모르는 사람을 재워주기 위해 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그러다가 가까스로 위르시스와 오모가 사는 오두막에 도착한다.

 

장님이지만 내면의 세계로 볼 수 있는 시력을 가진 데아. 데아는 눈으로 인해 시력을 잃었고 괭플랜은 기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서로간에 괭플랜에게 데아는 찬란함과 데아에게 괭플랜은 존재 그 자체이며 종교였다.  

철학자 위르시스와 오모와 함께  괭플랜은 웃지 않고는 볼 수 없는 얼굴을 가져 광대놀이로 대중앞에서 공연을 했다.

그들은 런던까지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뜻하지 않은 사건이 벌어진다.
왕에의해 매매된 옛날의 일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아르카논의 병을 바르킬페드로가 발견해 

그 속에서 나온 괭플랜의 비밀이 죽음을 앞둔 아르카논에 의한 고백으로 페르멩 클랑샤를리 경으로 귀족신분이 밝혀지지만

앤여왕은 조지안느에게 그의 아내가 될 것을 명령한다.

하지만 괭플랜은 궁전을 탈출하여 그들이 머물렀던 여인숙으로 가지만 모든 것은 떠나고 없다.

죽음과 같은 그 무언가가 휩쓸고 갔음을 안 그는 그의 부재에서 모든 불행한 일이 벌어졌음을 알아챘다.

비통한 심정으로 자신은 떠난다는 메모를 남기고  기적적으로 오모를 만나 배를 타고 위르시스와 데아를 만나지만

데아는 죽어가고 데아의 죽음에 이어 그도 바다에 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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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남자의 기형적인 얼굴에 배트맨의 조커가 오버랩 되었고 헤피앤딩이 아니고 죽음으로 끝나 넘 허무했다.

유럽의 방대한 역사적 배경과 사회적인 사건들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읽어서인지 좀 복잡하게 생각되었고

무엇보다도 이러한 책을 읽으려면 밑바닥 배경지식이 어느 정도 깔려 있어야 한다는 필요를 느꼈다.

아무튼 원서가 아닌 번역본이라 그런지 다소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곳곳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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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말을 내뱉는 것이 위안이 된다. 늑대는 울부짖음으로 위안을 받고, 양은 털로, 숲은 꾀꼬리에게서,

여인은 사랑으로, 철학자는 감탄 종결사로 위안을 받는다."  - 19

 

언제나 은밀히 격노해 있는 것, 그것이 위르쉬스의 내적 상태이며 투덜대는 것, 그것이 외적 상태였다. - 31

 

고독이라는 것은 문명이 인정해주는 원시의 애칭이다. 떠돌기 때문에 더더욱 외로워진다.

외롭기 때문에 끊임없이 떠돈다. 어딘가에 정착하는 것은 그에게 길드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길을 가면서 인생을 보냈다. - 32

 

자연 속에서 외관을 실체에 포개놓는 신비스런 아말감의 법칙에 의해서, 장소, 시간, 안개, 비탄에 잠긴 바다,

수평선 멀리 보이는 동요가 이 실루엣에 곁들여져 그것을 거대하게 만들고 있었다. - 70

 

밤의 요설은 고요보다 더 비통하다. 무명의 세계의 화가 느껴진다.

밤은 하나의 존재이다.

뿐만 아니라 밤과 어둠은 구별해야만 한다.

밤에는 절대가 있다. 어둠에는 다양성이 있다. 문법의 논리는 어둠에게 단수를 허락하지 않는다.

밤은 하나다. 어둠은 여럿이다.  -121

 

우리는 가장 비관적인 비탄의 순간에조차, 저 깊숙한 바닥에서, 뭐라 설명하기 힘든 희망의 움직임이 하얗게 떠오르는 것을 본다 - 137

  

대적할 상대가 무엇인지 아는 것은 불안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은 치명적이다.

아이는 미지의 위험과 싸우고 있었다. 그는 무덤과 같은 어떤 것 속에서 암중모색 중이었다 -167

 

아이는 사람들의 차가움을 밤의 차가움보다 더 냉혹하게 느꼈다. 그것은 의도적인 차가움이다.

그는 고독 속에 남겨졌을 때보다 더 상심했다. 이제 그는 삶의 한 복판으로 돌아왔는데도 혼자였던 것이다.

괴로움의 극치였다. 허무란 것이 무엇인지 이미 경험한 그였으나 인정사정없는 마을은 너무했다 -184

 

인류의 비참함을 요약본으로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괭플랜과 데아였을 것이다.

그들은 같이 한 칸의 무덤에서 태어난 것 같았다.

괭플랜은 공포속에서, 데아는 암흑속에서, 그들의 존재는 어둠의 무시무시한 양면에서 만들어진 다른 종류의 암흑으로 빚어졌다. 

이 암흑, 데아는 그녀 안에 지니고 있었고 괭플랜은 그의 얼굴 위에 얹고 있었다.

데아에게는 유령이, 괭플랜에게는 망령이 들어 있었다. 데아는 침울함 속에, 괭플랜은 그보다 더 나쁜 것 속에 있었다.

앞을 보는 괭플랜에게는, 눈이 먼 데아에게는 없는, 가슴을 에는 비통한 하나의 가능성이 있었다. 그것은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일이었다. - 326

 

우리가 고통 속에 있을 때, 우리는 영혼의 보이지 않는 경련 속에서 발버둥친다. 우리는 우리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지 못한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을 위하여 온갖 섬세함을 가지고 있다. 그것으로 진정한 마음을 알아보는 것이다.

모든 것을 탕진하는 가운데서도 부드러움이 떠오른다. -673

 

심한 공포의 어떤 지점에서는 우리 자신이 무시무시해진다. 모든 것을 두려워하는 자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스핑크스에게 발길질한다. 미지의 것을 학대한다. 그는 가능한 모든 형태로 혼란의 양상을 바꾸었다. - 675

 

인생에서 흔히들 올라간다고 부르는 것은, 확실한 여정에서 불안한 여정으로 이행하는 것이다.

그때부터는 곧은 길이 어디에 있는가? 첫 번째 의무는 누구에게 향하는가?

그것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로인가? 아니면 인류에게로인가?

좁은 범위의 가족에서 넓은 범위의 가족으로 옮겨가지 않는가? 우리는 오른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정직성의 무게가 증가하는 것을 느낀다. 보다 높은 곳에서 우리는 보다 많은 의무를 느낀다.

권리가  커질수록 의무도 커진다. 강박관념을 갖는다.  공상일 수도 있다.

동시에 제시되는 여러 갈래의 길에서, 그 각각의 입구에서, 의식을 안내하는 손가락을 본다고 믿는다.

어디로 갈까? 나갈까? 머물까? 전진할까? 후퇴할까? 무엇을 할까? 의무가 고작 네거리를 갖는 것은 이상하다.

책임감은 아마도 미궁과 같을 것이다. - 682~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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