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넘 인상깊어서 에쿠리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 쓴 책도 읽었었는데
오늘같이 한가한 날에 우연히 만나게 된 영화.
마음속으로 볼까 말까 하는 갈등을 하다가 하려고 할 일은 모두 제쳐 놓은 채
다시 영화속으로 들어갔다.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부분들이 또 헤집고 들어왔다.
피렌체의 두오모.
연인들의 성지라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곳.
쥰세이와 아오이가 10년 후 만나기로 한 장소.
헤어진 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고미술을 복원하는 일을 하는 쥰세이와
밀라노의 보석가게에서 일하며 새로운 연인 '마빈'과 살고있는 아오이.
이탈리아 두도시의 고풍스러운 풍경과 더불어 영화 속에 흐르는 음악들도 잔잔하면서도 깊은
선율이 그림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장면들이 커다란 스크린을 통해서 보면 더 멋질 거 같은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다.
우연히 알게된 아오이의 소식을 듣고 둘은 만나지만 이미 애인과 동거하는 아오이에게서 상처만 안고 돌아서는 쥰세이.
잘 나가던 복원일은 어이없는 사건으로 인해 스튜디오가 문을 닫는 계기가 되어
그의 스승 조반나도 떠나고 어쩌지도 못하는 쥰세이는 다시 일본으로 돌아간다.
일본에서 아오이와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비밀을 알게 되고 밀라노에 있는 그녀에게 과거를 추억하며 편지를 쓴다.
그들이 만났던 추억의 장소인 레코드가게에서 부터 미술관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같은 학교 학생이었고 책을 들고
늘 혼자 다니는 고독한 그녀에게 서서히 다가가며 가까워지면서
학교 교정에서 첼로를 연주하는 음악생의 연주를 들으며 첫키스를 나누고 했던 추억들을.
화가인 할아버지의 피를 받아 그림을 잘 그리는 쥰세이.
어느날 이태리에서의 복원술 선생이었던 조반나가 스스로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피렌체로 날아간다.
거기서 그의 스승이었던 그녀가 자신의 실력을 질투해서 치골리의 그림을 망쳐놓았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과거에 머물러 쇠락해가기만 한 도시 피렌체에서 복원일을 하면서 영혼이 맑게 느껴지는 기분을 느끼며
그것만이 자신의 할일이라고 확신하는 쥰세이.
죽어가는 걸 되살리고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직업이라 믿으며
다시 복원일을 하리라 마음먹고 그는 피렌체로 날아간다.
그렇게 어느덧 10년이라는 환상적인 시간이 흐르고 그들이 만나기로 한 약속시간이 다가왔다.
쥰세이를 떠났지만 언제나 마음 깊은 곳에서는 그를 잊지 못하는 아오이.
같이 LA로 떠날 것을 제의하는 마빈의 청에 그녀는 지킬 약속이 있다며
그것은 자신의 운명이라고, 쥰세이는 자신의 모든 것이라고 말하며 가지 못한다고 거절을 한다.
드디어 약속의 날. 서로 어떤 기대도 갖지 않은 채 두사람은 피렌체 두오모에 나타난다.
어색한 만남이 이루어지고.... 각자 그곳에 나온 것에 고마워한다.
우연인 것처럼 근처 공원에서 옛날 일본에서 봤던 첼리스트가 자신들의 첫키스의 추억이 있는 그 곡을 연주하는 것을 보며
마치 그곳에서 다시 만난 기적처럼 느끼면서 다시 키스를 나누고
하루를 같이 보낸다.
그를 만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다시 냉정하게 떠나는 아오이를 잡지 못한 채 낙담으로 가득한
쥰세이는 문득 연주회 전단지를 보고
음악회가 열렸던 장소로 가서 사연을 듣게 된다.
그녀가 아직 밀라노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기적처럼 그녀가 단지 혼자 그를 기다려 주었다는 것에
떠나는 그녀를 다시 만난다.
헤어졌지만 10년 동안 서로를 잊지않고 늘 마음속에 넣고 있었다는 것이,
속마음과는 다르게 냉정하게 일관했던 아오이의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이영화는 화면 가득한 이국적인 풍경과 흐르는 음악만으로도 멋있다.
쥰세이의 대사 中
환상같은 시간속에서
기적은 그리 자주 찾아오는 게 아냐
우리둘에게 일어난 기적은
단지, 네가 혼자 기다려주었다는 것.
마지막까지 냉정했던 네게
난 뭐라 말해야 할까?
어떤 식으로
마음의 빈공간을 채워야 할까?
과거를 되새기지도 말고
미래를 기대하지도 말고
지금을 살아가야만 해
네 고독한 눈동자에서 다시 한번
날 찾을 수 있다면
그때 난 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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