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연극 -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이사벨라아나 2010. 4. 4. 22:52

 

4월 3일 토요일 오후 6시 연극을 보기위해 지하철을 타고 혜화역으로 갔다.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 공연장의 위치를 파악하고 모처럼 이제 고등학교에 들어간 딸과 함께 나온터라

모녀간의 데이트라고 할까?

마로니에 공원 벤치에 앉아 막 시작된 야외공연을 조금 보다가 대학로를 산책하면서

연극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91학번 대학 국문과 출신의 책에 대한 이야기가 주이지만 운동권이야기가 있어 신세대인

딸아이가 이해를 하지 못할 거 같아 80년대의 강렬했던 대학 데모이야기와 더불어

약간 어쩡정한 형태의 90년대의 대학생들의 문화를 간략하게 설명해 주었지만 나또한 80년대의 학번이라

그들의 세대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그냥 있는 그대로 느끼라고만 할 뿐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했던 거 같다.

 

국문과 대학 동기인 재하, 현식, 광석이 자신들이 좋아했던 친구 유정이 대학 앞에 새로 오픈한  

'오늘의 책방'을 주무대로 이루어진 연극은 

유정의 남편이자  선배인 기원의 의문의 죽음을 두고 세남자가 벌이는 질투와 선배의 죽음에 대한 죄의식으로

설전을 벌이지만

운동권과는 전혀 무관한 죽음이었음을 유정이

밝혔을 때의 허탈감.

각자 동시에 한여자를 사랑했던 친구들.

책속의 메모를 읽으며 그 시절을 추억하는 모습에서 나또한 책꽂이에 꽂혀있는 빛바랜  메모와 함께 있는

책들을 버리지도 못하고 그저 간직하고 있는 기억이 떠올라 살며시 웃음지었다.

낯익은 작가들의 책들이 그들에 의해서 불리워 졌을 때

이제는 먼 과거속의 이야기지만 대학시절의 '오늘의 책방'을 둘러싸고

그 때 그시절이 있었기에 이제는 중년이 된 나이지만 추억을 돌아볼 수 있지 않나 생각되었다.

 

어마어마한 양의 책들로 가득한 무대를 보면서 그들 중 한 사람의 대사 '헌책방 책은 다 헌책들인가?'라는

물음에 진짜 책방을 옮겨 놓은 듯한 책들과 민중가요가 흐르는 테잎속의 노래가 

낡은 책만큼이나 지나가 버린 세월을 느끼게 해주었다.

 

연극이 끝나고 관객들과의 자연스런 사진 촬영과 책을 살 수 있는 기회까지 주어져 연극은 진짜 '삶의 일부'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극히 쑥스러움을 타는 딸이 재하로 연기한 배우와 함께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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