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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의 찬란한 태양 - 할레드 호세이니

이사벨라아나 2010. 2. 15. 20:52

구정연휴동안 읽으려고 가방에 챙겨간 책.

얼마전 이 작가의 '연을 쫓는 아이'를 다시읽고 마음속에 둔 이 책을 드디어 읽었다.

마치 자신의 체험담을 이야기하듯 처해있는 상황들을 참 세밀하고 섬세하게 묘사했다.

소련이 점령한 상황에서 아프가니스탄의 전쟁, 탈레반, 오사마 빈라덴, 911테러 상황, 텔레비젼 뉴스에서

접했던 내용들이 소설속에 등장했을 때 참  멀게 만 느꼈던 사건들이 바로 앞에 벌어지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 혼란했던 시절을 겪으며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후레자식으로 태어나 가정이라는 울타리도 가져보지 못한 채 오두막이라는

형편없는 곳에서 엄마와 단 둘이 살아야하는  마리암

아버지를 찾아가지만 끝내 외면당하고 엄마마저 자신을 떠나버린 딸에게 경고했듯이

목을 매 죽고 만다.

어쩔 수 없이 아버지집에 살지만 편하지가 않다.

아버지의 부인들의 모의로 원하지 않는 자신보다 엄청 나이가 많은 남자를 따라  헤라트를 떠나

멀리 카불로 시집을 간다. 몇번의 유산으로 희망을 잃고 남자에게 매일 폭력으로 시달리고

지옥과도 같은 결혼생활이 이어진다.

매일 되풀이 되는 공습으로 부모를 잃은 이웃 처녀 라일라를 돌보면서

다시 아내로 삼는 남편 라시드.

라일라는 그녀의 첫사랑인 타리크의 아이를 임신한 것을 알고는 그와의 결혼생활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딸을 낳으면서 그녀의 고통또한 만만하지가 않다 

두 여자가 한 남자로 부터 벗어나려고 발버둥치지만 탈레반이 쳐놓은 그물망에서 헤어나기란 역부족이고

끊임없이 매와 폭력으로 고통을 당하면서 결국에는 살인으로까지 치닫는 상황이 참으로 어이없을 정도로

그 사회상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정당방위였지만 마리암에게 가해지는 것은 죽음밖에 없는 것을....

줄거리는 생략하고

두 여자의 끈끈한 정이 느껴지는 책이다.

남자의 동행없이는 여행을 할 수 없는 나라.

히잡을 쓰고 노출이 허용되지 않는 나라.

천대받는 여자들이 참으로 불쌍했다. 

 

책 속에서

공습으로 두아이를 잃고 카불을 떠나 파키스탄으로 가기로 결정한 라일라의 아버지 바비가

떠올린 카불에 관한 시한편의 일부구절.

'지붕 위에서 희미하게 반짝이는 달들을 셀 수도 없었고

벽 뒤에 숨은 천 개의 찬란한 태양들을 셀 수도 없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