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읽다만 이 책을 다시 읽었다.
아프가니스탄인이 최초로 영어로 쓴 소설.
아마 아미르가 하산이 이복동생이라는 걸 안 부분에서 멈추었던 것 같다.
그런 스토리가 너무 싫어서.
책장에 꽂혀있는 내내 눈에 띄었지만 이제서야 집어들었다.
아프가니스탄의 혼란스런 역사속에서 그들도 불우했던 시절을 보내야만 했고
자신의 어린시절의 비굴함을 잊지 못하고 내내 기억 저편에 자리하고 있는 아픔을
떨쳐버리기 위해
그가 노력해야 했던 일들이 가슴 시리도록 아프게 다가왔다.
연싸움과 연을 쫓는 전통을 통해서 아미르와 그의 아버지 바바와의 관계를 더 끈끈하게 엮어주었듯이
다시 아미르와 소랍과의 끈을 이어주는 세대간의 연결고리가 되어
옛날 하산이 아미르를 위해 연을 쫓아 갔듯이 아미르도 소랍을 위해 천번이라도 해줄 수 있다는 무한한
신뢰를 심어주며 연을 향해 미소지으며 달려가는 아미르에게서
이제는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과거의 속죄를 볼 수 있었다.
========================================================================
책 속에서
용서란 요란한 깨달음의 팡파르와 함께 싹트는 것이 아니라, 고통이 소지품들을 모아서 짐을 꾸린 다음
한밤중에 예고 없이 조용히 빠져나갈 때 함게 싹트는 것이 아닐까?
조용함은 평화와 평온함을 의미한다. 조용함이란 삶에 대한 볼륨 스위치를 줄이는 것이다.
침묵은 버튼을 눌러서 삶을 완전히 꺼버리는 것이다.
소랍의 침묵은,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자진해서 지키는 침묵이나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자신들의 주장을 나타내려는 항의자들의 침묵이 아니었다.
그것은 어두운 곳에 숨어서 온몸을 어둠으로 돌돌 감고 있는 사람의침묵이었다.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러스케이프 - 마이크 윌크스 (0) | 2010.02.09 |
---|---|
생산적 책읽기 - 두번째 이야기 [안상헌] (0) | 2010.02.03 |
이별 수업 - 폴라 다시 (0) | 2010.01.23 |
아주 사적인 시간 - 다나베 세이코 (0) | 2010.01.22 |
새벽예찬 - 장석주 (0) | 2010.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