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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무늬 - 오정희

이사벨라아나 2009. 5. 2. 19:04

 

나이들어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 보았을 때

오정희라는 작가는 자신의 글쓰는 일과 가족과의 사랑.

둘 다 성공하지 않았나 싶다.

글쓰는 사람들이 부러운 것은 자신의 감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때로는 너무 우울하고 힘들때 그냥 끄적거리고 싶어도

제대로 표현되지 못하는 것에 다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있어

글로써 토해내기에는 한계가 있는 나의 글쓰기가 책망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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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떠남과 돌아옴이란 서로 꼬리를 물고 순환의 고리를 이루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인생의 영원한 주제이기도 하다.

어떤 예술작품이든 그 주제의 변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순간순간 내 마음으로 부터, 집으로부터, 일터로부터, 타인으로부터, 관계들로 부터 떠남과 돌아옴을 경험한다.'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우리는 그로부터 왔고 또다시 돌아가야 하는 곳.

'있음'이라고도 하는 그곳. 인간의 언어네는 그것을 지칭할 힘이 없다. 다만 현묘함이나 유현함,

멀고 고적한 곳 등으로 막연히 이를 뿐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람마다 다 다른 그 결이 보인다. 나뭇잎의 흔들림에서 바람의 존재를 느끼듯

우리는 변화로써 시간의 흐름을 감지한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제까지 나이가 변모시킨 우리들의 얼굴,

그것은 바로 우리가 살아낸 시간의 얼굴이라 할 수 있지 않을가.'

 

'내게 소설이란 정말 무엇일까, 라는 물음을 받으면 '보상을 바랄 수 없는 짝사랑, 지독한 연애'라고 대답하곤 했었다.

소설쓰기란 되풀이 겪어도 면역과 내성이 생기기 않는 점, 그리고 그 가슴 뜀과 온갖 갈망과 공상, 기진맥진과 지리멸렬,

이윽고 쓰디쓴 환멸에 이르기까지 연애의 구조와 신통히도 닮아 있다. 똑같이 눈먼 열정의 소산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일본 시인 토미오카 다에코의 시

당신이 홍차를 끓이고
나는 빵을 굽겠지요
그렇게 살아가노라면
때로는 어느 초저녁
붉게 물든 달이 떠오르는것을 보고서야
그것으로 그뿐, 이제 이곳에는 더 오지 않을 걸
우리들은 덧문을 내리고 문을 걸고

홍차를 끓이고 빵을 굽고
아무튼 당신이 나를
내가 당신을
마당에 묻어 줄 날이 있을 거라고
언제나 그렇게 이야기 하며
평소처럼 먹을 것을 찾으러 가게 되겠지요

당신이 아니면 내가
나를 아니면 당신을
마당에 묻어 줄 때가 마침내 있게 되고
남은 한 사람이 홍차를 홀짝홀짝 마시면서
그때야 비로서 이야기는 끝나게 되겠지요

당신의 자유도
바보들이나 하는 이야기 같은 것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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