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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밥바라기별 - 황석영

이사벨라아나 2009. 3. 9. 09:01

 황석영님의 책은 '오래된 정원'과 '바리데기',
'맛있는 세상'에 이어
네번째로 접하게 되었는데
이미 '맛있는 세상'에서 작가의 사생활을 약간 엿본 상태라
대번에 주인공 준이를 통한 자전적 성장소설임을 알았다.

남자들은 군대를 다녀오면 젊음 자체가 사라진 듯
갑자기 아저씨가 되어버린다.
베트남 전에 참전하러 가기전에
잠깐 휴가를 내어 집에 들르면서 그의 젊은 날의
회고가 시작된다.
굴곡진 역사의 배경속에서
어린 나이에 친구의 죽음을 목격하고
끝없는 삶의 방황을 하면서
학교다니기를 거부하며 자퇴를 하고
친구들과 각지를 무전여행을 하며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그 와중에도 책을 읽고 글쓰는 문학청년의 꿈이 내재되어
곳곳에 나타난다.

지금은 60대의 젊은 십대시절의 삶이
작가의 표현대로 '감기약 먹고 자다깨다 하는 그런 나날,
막연하고 종잡을 수 없고 그러면서도 바라는 것들은 손에
잡히지 않아 언제나 충족되지 않는 미열의 나날...'
그런 방황과 번민의 날들이 있었기에
새로운 출발점이 있지 않았나 싶다.

유치장에서 만난 삼십대의 부랑노동자를
따라 떠돌던 와중에 그의'살아 있음이란, 그 자체로
생생한 기쁨이다' 라는 표현이
왠지 모를 슬픔으로 다가왔다.

저녁 어스름무렵 초등달과 같이 떠오르는 샛별인
개밥바라기 별은 그의 어린 추억과 더불어
평생을 함께할 것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너희들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끊임없이 속삭이면서,
다만 자기가 작정해둔 가치들을 끝까지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전제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 너의 모든 것을 긍정하라고 말해줄 것이다.
물론 삶에는 실망과 환멸이 더 많을 수도 있지만
하고픈 일을 신나게 해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태어난 이유이기도 하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때려치운다고 해서
너를 비난하는 어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거다.
그들은 네가 다른 어떤 일을 더 잘하게 될지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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