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도련님 - 나쓰메 소세키

이사벨라아나 2009. 3. 20. 22:55

'마음'을 읽고 바로 집어든 책이 '도련님'이다.

책을 읽다보니 작가가 한때 교편을 잡았을 때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했는데

주인공의 독특한 성격과 즉흥적인 행동들이 너무 재미있게 표현이 되어

책을 읽는 내내 킥킥거리며 웃었다.

 

'도련님'은 할머니인 '기요'라는 자신의 집에서 부리는 하녀가  부르던 호칭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와 형 그리고 하녀와 함께 살아가는데

늘 제멋대로 행동하고 사고만 치는 자신한테 아버지를 비롯 형에게 마저

늘 무시당하고 글러먹었다는 말만 듣지만 유일하게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사람인 기요.

자신이 가여워서일까?  그 또한 그런 '기요'를 좋아한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형에게 상속받은 재산중 600엔을 받으면서 각자의 삶을 산다.

그 돈으로 무엇을 할까 하다가

공부를 하기로 하며 물리학교를 졸업한 후  시골 수학선생님으로 취직을 하게 된다.

관심이 있어서도 아니고 그저 물흐르듯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듯

그냥 아무생각없이 시골로 내려가면서도 온통 불만투성이다.

아님 자신이 도쿄출생이라는 보이지않은 우월감때문인지...

학교생활에서 학생들의 골탕과 동료교사의 부당하고 치사스러움도 맛보고

결국은 비열한 인간에게 폭력으로 일침을 가한후 스스로 떠난다.

도쿄로 돌아와서 철도회사의 기수로 취직한 후 하녀인 '기요'와 같이 살지만

기요는 얼마후 폐결핵으로 죽으면서 자신을 절에 묻어달라고 마지막 부탁을 한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유치하다고까지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주인공이 너무 고지식해서 약간 답답함을 느꼈음에도

한편으로는 억제하지 않는 그의 행동에

인간이 가지는 어쩔 수 없는 따뜻함을 느꼈다.

가볍게 읽기에 좋은 책인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