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떠난다라는 한문장을
메일로 보내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인 R(나혜석)의 이야기를 쓰면서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 일본 도쿄, 서울의 정동, 수덕사, 프랑스 파리를 거쳐
소설속의 또다른 소설의 주인공인 다큐멘터리 작가 가은의 이야기와
더불어 가은과 관계가 있는 그녀의 작은 어머니의 이야기가 얽혀있다.
춘하추동은 일본의 스테디 앤드 코라는
록앤드 힙합밴드의 프로젝트 앨범 수록곡으로
R이 스쳐지나간 골목과 학교 등 그녀가 머문 풍경속의 사진과 더불어
같이 덧붙여온 메일 속의 배경음악이기도 하고
동으로 시작해서 다시 동이 올 때 소설이 끝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소설의 첫문장에 집착을 하면서
그녀와 유부남 M과의 부정적인 관계를 소설 '단순한 열정'의
첫문장인 " 우리둘은 사드보다 더 외설스럽다"고 표현한다.
M의 아내가 놓고간 '늦어도 11월에는'이라는 책을 읽으며
'우리는 잘못하고 있는 거예요' 라는 첫문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불륜관계의 남녀의 결말이 예기치 못한 죽음이라는 것으로 끝나는 이야기를 읽고
또 R의 궤적을 따라 떠나는 여행 속에서 R의 사생활을 파헤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은 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또다른 남자 이유항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주인공.
춘하추동, 오고 오고, 우리는 새로운 세계로 나아간다네! 라고 외치면서 소설은 끝난다.
작가의 말에서
'잊자고, 잊어버리자고 했다.
R일랑은, 옛사랑일랑은, <춘하추동>일랑은,
가자고, 나아가자고 했다.
새로운 세계로 아주 가버리자고 했다.
춘하추동, 오고 오고,
춘하추동, 가고 가고.
우리는 새로운 세계로 나아간다네!
책을 읽으면서
마치 영화속의 배경을 찾아 떠나는 짧은 여행을 한 느낌이다.
첫사랑 최승구와의 추억이 담긴 도쿄 거리를 헤맬때나,
외교관인 남편과의 서울 정동에서의 결혼식,
남편이 있는 상태에서 또 다른 남자 최린과의 사랑이 머문 자리인 파리의 셀랙트 호텔.
그리고 수덕사의 여관.
역사 속의 인물을 따라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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