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갈매기 - 연극

이사벨라아나 2008. 8. 23. 14:16

 

 

 

안톤체홉의 원작인 '갈매기'를

어쿠스틱 음악 연극으로 대학로 니온 씨에터 소극장에서 관람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그리고 콘트라 베이스로 구성된 악단과

출연진들이 각자 병이나 마른 나뭇가지 또는 자갈돌등

도구나 목소리를 이용한 하모니가 

마치 섬이나 바닷가에서 들려오는 듯한 자연의 소리처럼 신선하게 들려왔다.

연극 내용은 복잡했지만 각각의 인물들의 내적 갈등이나 심리상태에 따라

다르게 연주되는 악기들의 음들이 때로는

경쾌하게 아니면 둔탁하게 들려지는 것이 소란스럽지 않게 느껴졌다.

출연한 배우들도 예상외로 많았고

자신들의 배역의 역활이 끝나도 무대뒤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관람자가 되거나 배경음이 되어 끝까지 한쪽 귀퉁이에서

연출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 다른 연극과의 차이점이라고 할까?.

유명한 작가의 글쓰기의 고뇌에 대한 대사가 흘러 나올 때는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자신의 능력이 비웃음으로

그것도 가장 가까운 엄마로부터 받을 때의 괴로운 심정,

자신의 연인과 엄마를 한꺼번에 한 남자에게 빼앗긴 분노.

그 연인이 버림받고 돌아왔을 때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에 이르는 좌절과 패배심.

자신이 쏴 죽인 갈매기처럼 자신도 그렇게 허망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이유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아니면 인정받지 못하는 그 어떤 것 때문인지 

아무튼 자살을 하게되는 주인공 뜨레쁠레프.

옛날의 소설을 주제로 한 연극이라 그런지

요즘의 결말과는 좀 떨어진 듯 약간  어처구니없이 끝나 다소 허무했다.

 

늦은 밤 대학로의 거리는 여전히 활기에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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