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프랭키의 '도쿄타워 -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
프랑크 시나트라의 이름에서 따온 프랭키와 장미와 백합에서
릴리를 합친 작가명 릴리 프랭키.
나와 비슷한 나이대의 작가의 자전적 성장 소설은
은근히 그 작가의 성장과정을 함께 하면서 나의 옛날을 돌아보면서
아, 난 그때 어땠었는데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동시대의 삶을 살면서 나누는 어떤 동질감 때문일까?
처음 책장을 펴면서 어느 정도 읽어 나갔을 때
다른 스토리와는 좀 특이한 면을 발견한다.
세살이 될 때 아버지를 떠나 엄마와의 삶이 시작되었다.
그 이유를 뚜렷하게 밝히지도 않은 채.(엄마는 아버지가 다른 여자가 있었다고 했지만
나중에 아버지는 할머니와 엄마의 사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보다 더 간단하게 이루어 진다는
'부부'라는 관계.
자식교육은 방임에 가까울 정도로
그저 편한대로 살게 한 엄마 덕분에
고등학교때부터 혼자 떨어진 삶을 살면서 방탕하게
아무 의식없이 보내고 자유만을 누린 그런 생활을 하면서도
엄마에게는 거짓된 모습을 말하고
정말 가끔씩 만나는 아버지는 훗날 함께 살 거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갖게 한다.
진학문제에 있어서도 아무런 하고싶은 것도 없고
목표도 꿈도 없이 단지 '도쿄'로만 가고싶다는 희망을 비추고
결국 도쿄에 있는 미술대학에 들어가지만
아무 의욕도 없이 겨우 5년만에 졸업한 대학.
취직에 대한 욕심도 없이 그저 밑바닥 인생을 살아간다.
때때로 엄마에게 돈이 필요할 때마다 손을 벌리고
그 때마다 돈을 부쳐주는 엄마.
엄마의 인생도 고달프지만 자식을 위해서는
단 한마디의 군소리 없이 원하는 대로 해준다.
정착되지 못한 삶을 살면서 병이 든 채
엄마는 갈 곳이 없어 아들이 있는 도쿄로 와서
열악한 환경속의 집에서 같이 살게 되는데...
작가는 그 때에 '그저 평범한 일상이 성실하게 이어졌을 때
비로소 인간의 에너지가 풍성하게 생성된다고'하면서
안정을 찾고 일을 집중적으로 해 낼 수 있었던 것이 어머니의
온기와 환한 빛이 있는 생활이 받쳐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을 좋아해서 집에는 끊임없는 손님들로 항상 북적거리고..
나중에는 병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엄마에게
더 많은 효도를 하지 못한 자신을 탓하면서
엄마의 위패를 안고 도쿄타워 전망대에 오르며
지난날 병실에서 바라본 도쿄타워를 떠올린다.
이 책에서
난 아들이 아닌 엄마의 입장에서 그녀의 삶을 보게 되었다.
그녀가 아들에게 보인 이해할 수 없는 무관심한(?) 태도.
아무런 간섭없이 방치해 둘 수 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스스로 일을 하게 되고 그럭저럭
성공을 하게 되는 과정.
이해가 가지 않은 부분이 많았지만
내 딸은 나중에 커서 엄마의 모습을 어떻게 그려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 작가의 엄마가 좋아했던 시가 가슴에 와닿는다.
그저 있는 것만으로도 - 아이다 미츠오
당신이 그곳에
그저 있는 것만으로도
그 자리의 분위기가
환하게 밝아집니다.
당신이 그저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모두의 마음이 편안히 쉴 수 있는
그런 당신이 나도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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