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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끝에 머물다

이사벨라아나 2008. 8. 17. 18:21

이미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로 유명해진
작가 카타야마 쿄이치의 또다른 소설이다.

사람이 태어나면 누구나 결국은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지만 
죽음을 인식한 순간부터
철저한 고독을 숙명적으로 동반하고
이는 혹독하리 만치 무서운 공포를 안겨준다고 한다.

사람이 배우자를 구하고 또 자식을 남기는 것을
사랑이라고 한다면
사랑과 고독 이 둘은 극히 양면을 이루고 있으면서도
어쩔 수 없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 같다.

주인공  쥰이치는 전처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없자
불임의 원인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고
이혼을 하고 독신자 아파트에서 산다.

또한 사에코도 매일밤 흐느끼는 울음소리로 
처절한 고독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중(이유는 모르겠고)

쥰이치는 매일 옆집에서 들려오는
여자의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자신의 울고 싶은 심정을 대신해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준다고 믿게 되고 
또한  그 흐느낌에
알 수 없는 여자의 성을 의식하면서
친밀함을 느끼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얼굴도 모르는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렇게 해서 결코 흔하지 않은
두사람의 관계가 시작된다.

세상사람들과는 동떨어져
자신들만의 평온한 생활과 동시에
알 수 없는 삶의 권태로 이어진다.

동생부부의 대리모 부탁으로 임신을 하게된 사에코.
입덧을 시작하고... 그럼과 동시에 그녀는
모성애를 느끼면서
자신의 아이를 빼앗기는 망상에 빠져들고
한밤중에 집을 뛰처나가 거리를 헤맨다.

아이를 유산한 후에야 
쥰이치도  자신의 이기적인 사랑을 후회하고
사에코의 아픔을 이해하고 포용하며
모든 걸 정리하고 아내와 함께 고향으로 떠난다.

지고지순한 사랑은 아니지만
끝까지 아내를 감싸안는 쥰이치.
멋있었다.



이즈미 시키부의 시

'나는 얼마 안 있어 이 세상을 떠날 것이다. 저 세상에 간 후에

추억으로.....'

어차피 다시 만날 일이 없는 두 사람의 불가사의한
만남을 노래한 시처럼 생각되었다고 한다.



책 중에서

'아름다운 것을 창조하고 숭고한 것을 감수하거나
손이 닿지 않는 것을 바라는 능력은,
이 세상에서의 찰나적인 만남에 최선을 다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에게
'저 세상'에서 생겨난 은총 같은 것은 아닐까"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서도
카세트 테이프로 편지를 주고 받는 독특한
사랑의 이야기가
이 번 책에도 평범하지 않는  스토리로
호기심을 자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