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 인사센트럴 뮤지엄

이사벨라아나 2020. 5. 10. 13:42



안녕인사동 복합건물 지하에 위치한 인사센트럴뮤지엄에서  

4월 29일부터 9월 13일 까지 전시되고 있는 르네마그리트 특별전을 보고왔다.


살바도르 달리와 함께 초현실주의 거장으로 불리는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

신비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로 우리의 상상과 고정관념을 뒤흔든 작품으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확실히 구축한 작가로

현란하면서도 밝은 느낌이 드는 동시에 

공격적이고 쾌락적인 작품들도 많이 선보였는데

이번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을 통해서 색다른 전시 체험을 해 볼 수 있었다.




작품들은 원화는 아니었지만 원화의 질감을 그대로 가져온 듯한 그림들과

미디어 아트로 제작된 작품들과 설명들이 자세히 적혀 있어

감상하기에 어렵지 않았다.




전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총 7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입체 미래주의 -  뷔르셀 예술아카데미에 진학해 입체주이에 입문하지만

그래픽 디자이너로 다다이즘 대표 잡지사와 협업하는 등 상업미술 작업을 한다.


초기현실주의 - 입체주의에 입문하면서 그의 초기작품들은 특정사물에 대한 시각이

다채로워지고 기하학적인 구도에 기반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르리트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새, 손, 커튼, 보보케 등의 오브제들이 등장하는 시기이다.


암흑기 -  무거운 분위기의 기이한 도형과 압도적인 하늘, 한밤중의 격렬한 검은 파도 등을

배경으로 주로 검은색, 갈색, 파란색, 또는 어두운 초록색 톤의 색상을 사용하고

새, 손, 체스, 말, 나무, 총, 커튼 등 물체에 생명을 불어넣는 효과를 낸다.


파리에서 - 아파트 내부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을 제작하면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울, 양초, 사과, 레몬, 스펀지 같은 '평범한 사물들'을

불편하고 낯선 환경에 놓는다.


친화력 - 알, 신발, 창문, 나무, 집 등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사물들을 탐구하여

전혀 다른 느낌을 주고자 '친화력'이라는 개념을 발표한다.


햇빛 아래 초현실주의 - 2차 세계대전의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인상파의 강한 스타일과

밝은 색감을 사용해 화풍이 더욱 활기차고 밝은 이미지로 대체된다.


바슈시대 - '바슈'는 '암소'라는 뜻으로 야수파의 '야수'를 패러디했는데

파리지앵들의 속물적인 내면을 그린 유머러스하고 천박하기도 한 작품이 탄생한다.


마그리트의 헌신 - 예전 스타일로 돌아오면서 마지막 20년동안 일상 속 평범한

경험과 상식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하며 회화를 통해 고정관념을 깬다.




이번 특별전은 회화, 사진, 다큐멘터리 등 총 160여점에 달하는 작품들로 이루어진 

아시아 최초 멀티미디어 체험형 전시로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통해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들을 다양한 형태로 만나 볼 수 있어서 이색적이면서도

그가 표현한 가상과 현실사이를 오고가는 환상적인 세계가 펼치는 

초현실주의 작가의 기상천외한 발상의 전환을 감상할 수 있었다.


작품 하나하나마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들이 

전혀 엉뚱하게 예기치 않은 다른 환경들과 조합될 때 

작가가 일반적인 상식에서 탈피해 사고의 일탈을 유도하는 듯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빠진 것처럼

환상적이면서 미묘한 세계에 머물다 온 느낌이었다.




이번 전시는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룸이 많아 특히 재밌었는데

카메라 렌즈를 통해 작품속 세계에 들어가

자신의 이미지를 입혀 보는 체험은 작품에 대한 이해가

한층 더 수월하게 느껴졌다.


미스터리 룸은 거울을 통해 순차적으로 움직이는 제스춰가 나타나면서

거울 속의 거울의 끝없는 장면들이 펼쳐지는데 이또한

정면이 아닌 뒷모습을 그리며 거울의 특성을 부정한 마그리트의

작품 <고정된 시간>을 통해 그대로 보여진다.


<빛의 제국>을 통해 나타나는 하나의 이미지 안에서 대조적인

낮과 밤이 동시에 조화롭게 결합되는 작품들은

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시적인' 작품의 이미지가

평화로우면서도 안정적인 분위기로 이끌어 참 편안하게 다가왔다.


르네마그리트가 직접 촬영하고 출연한 영상과 사진들도 다큐멘터리로

볼 수 있는데 상식과 고정관념을 뒤흔든 그의 끊임없는 시도는

20세기 문화와 예술 영역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 공간은 대규모 공간을 영상과 사운드의 조합으로 

미디어 파샤드로 환상적이면서도 매혹적인 작품들이 펼쳐져

그속에 한참을 빠져들게 만들었다.


전시를 마치고 커튼을 열고 나오면 마주치는 또다른 초현실주의 화가들을

만난다.  프랑스 초현실주의와 벨기에 초현실주의의 차이와  대표적인 작가들인

살바도르 달리를 비롯, 이브 탕기, 조르조 데 키리코, 호안 미로, 메레 오펜하임, 막스 에른스트를  

간단한 소개와 함께 그들의 대표적 작품들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