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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도 말려죽이는 그대에게 - 송한나 지음

이사벨라아나 2020. 4. 7. 23:33



선인장도 말려죽이는 그대에게

- 반려식물 초심자를 위한 홈가드닝 안내서

송한나 지음

책밥



수 년전 새아파트에 이사를 오면서 매년 해가 바뀌어 봄이 올때마다

꾸준히 사들인 화분들이 이제는 몇 개 남지 않았다.

화분을 살 때 화원주인에게 꼭 물어보는 말은 정말 키우기 쉽냐는 것이다. 

몇 번이나 물어보고 샀는데도 내 손을 거치면 이상하게도 쉽게 죽어버리는데도

그게 화원의 환경과 달라서 인지도 모르고 실망을 하고

다시 봄이 되면 어김없이 화분을 사고 싶다는 욕망으로 가득하다.

집에는 흙만 담긴 빈 화분이 베란다 한켠에 잔뜩 쌓여가는데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실내에 식물들이 많은 집을 방문하면 값비싼 고급스러운 가구로 치장한 거 보다

주인의 정성스러움이 가득한 살아있는 초록이들이 더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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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그대로 '선인장도 말려죽이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한

홈가드닝 안내서라니 선뜻 읽고 싶었다.

아름다운 책표지와 함께 책장을 넘기니 잘 가꾸어진 식물들이

멋진 사진으로 펼쳐져 나를 또 한없이 유혹한다.


이제는 반려식물이라 불리는 명칭 자체가 낯설지 않은데

집안에 생기를 주고 인테리어에도 한 몫하는 식물들을 정말 잘 키우고 싶어

호기심과 기대로 책장을 펼쳤다.



책은 반려식물이 처음인 사람들을 위한 식물에 대한 가벼운 상식과

선인장도 말려죽이는 만큼 키우기 쉬운 초급식물,

좀 예민해도 괜찮은 중급식물, 그리고 아주 상전처럼 모셔야 되는 상급식물,

그리고 실내 공간을 아름다운 초록으로 물들이는 방법으로 분류해

식물에 대한 기본 정보부터 고르는 법 그리고 빛, 온도에 따라 물주는 법 등

자신만의 관리노하우를 챕터별로 과정을 첨가한 사진과

세세한 설명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다.


화분에 들어가는 흙의 종류도 다양하고

빛도 직사광선, 양지, 반음지, 음지 등 세분화되어 음지식물과 양지식물로

나뉘어 진다는 것, 또 물주기 3년이라는 말이 있다니 그만큼 물주는 것이

원칙이 있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의해서 알아진다는 것이라는 말에 수긍이 갔다.

식물가꾸기에 있어서 기본 스텝이 10단계나 있어 체크해야 할 목록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았고

특히 여행이나 기타 이유로 집을 오래 비울 때 물주기 방법이나

 타이머 콘센트로 통풍이

잘 되도록 해주는 방법은 정성이 가득 느껴지기도 했다.

일단 초급식물단계에 관심이 갔는데

극락조화, 상록넉줄고사리, 녹영, 러브체인, 몬스테라, 문샤인 산세베리아,

시클라멘, 선인장, 아이비, 스킨답서스, 올리브나무 등

나무 하나하나 특징과 간단한 정보를 소개하고 그에 따른 조건인 빛, 온도,

물, 수형관리, 분갈이, 번식, 병충해등과 계절별관리와 가지치기까지

그리고 거기다가 추천장소까지 알려줘 이 책 한권만 있으면 더이상

식물을 죽이는 일은 없을 거 같다는 자신감이 생기게 만든다.


일단 초급식물을 잘 키울 수 있다면 조금씩 좀 예민하다는 중급식물인

레이스 모양의 잎과 무늬가 귀여운 글레코마, 빨간 열매가 앙증맞은 깡비나무,

측백나무의 한 종류인 잎이 계절마다 변한다는 라인골드,

인테리어로 활용한 사슴 머리의 헌팅 트로피인 플라팈테리움 리들리,

동글동글한 잎 속에 다양한 색과 무늬가 있는 브레이니아,

그밖에 향기가 좋은 재스민류나

멋스럽게 뻗은 가지와 앙증맞은 잎의 마오리 시리즈 식물은

집안에 두면 독특하면서도 별다른 인테리어가 필요없을 정도로 매력적으로 보였다.


상전이라 불리는 상급식물중 하트 모양 잎 때문에 사랑초로 불리는 옥살리스의

만개한  모습은 사랑스럽기 그지 없고 일년내내 꽃이 핀다는 페라고늄,

나무가 주는 청량감을 지닌 유칼립투스, 그리고 흔하다고 생각한 베고니아 종류가

다양하고 그 중 습도에 민감한 품종도 있다니

다양한 매력을 지닌 베고니아의 잎들은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작가가 이끄는 대로 하다보면

조금씩 공간을 초록으로 물드는 일이 재밌어지고

자라나는 식물들과 일상을 같이 하면서 정서적으로도 많은 위안을 받으며

여가시간을 훨씬 더 풍요롭게 보낼 수 있을 거 같다.



표지도 이쁘고 편집 디자인이 너무 세련된 이 책과 함께

집안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식물 가드닝으로 화사한 온기로

가득 채울 수 있는 그날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