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
니체와 고흐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빈센트 반 고흐 그림
공공인문학포럼 엮음
스타북스
삶 자체를 예술작품으로 대했던 독일의 철학자 니체와
영혼의 울림을 그린 인상파 화가 고흐는 너무나 유명한데
니체의 글과 고흐의 그림으로 이루어진 이 책이 반가웠다.
누구나 한번쯤 니체와 고흐를 만난다는 머리말과
'아름다움, 삶, 신, 지혜, 인간, 존재, 세상, 사색,
예술가 그리고 니체 자신' 에 관한
총 10개의 주제로 나누어
니체가 쓴 수많은 서적에서 발췌한 잠언같은 글귀로
일상에 지친 심신을 따뜻하게 녹아내게 만든다.
또 고흐가 그린 수많은 작품들중 쉽게 볼 수 없었던
불후의 명작들을 비록 책에서나마 쉽게 접할 수 있어서
고흐의 폭넓은 작품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니체는 생의 환희와 염세, 긍정과 부정 등을
예술적 형이상학으로 고찰한 저서 <비극의 탄생>
유럽문화에 대한 회의를 표방한 <반시대적 고찰>
새로운 이상에의 가치 전화을 시도한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신은 죽었다'고 함으로써 영원회귀에 의하여 긍정적인 생의 최고 형식을 보임은 물론
초인의 이상을 설파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등 많은 저서들을 통해
'권력에의 의지', '초인사상', '영원회귀사상' 등이 탄생하는데
절대 진리를 거부하고 기존가치를 부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 철학자로
이 책은 그가 쓴 여러 저서를 인용해 주제에 맞는 철학적인 사상이
자신의 고통과 성찰을 통해 인간적이면서도 따듯하게 다가왔다.
인간의 속성에 대한 고찰한 그의 사상은 허무주의, 실존주의 선구자로
후세 사상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이 책에서도 예술가에 대하여 란
테마에 특히 공감이 갔다.
세익스피어, 베이컨, 볼테르, 호메로스, 쇼펜하우어, 칸트,
도스토옙스키, 헨델, 하이든, 모짜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등 음악가까지
바그너의 음악 없이는 청년시절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라니...
마지막 니체 자신에 대하여 쓴 글에서 조차 자신을
바그너만큼이나 이 시대에 분산물이 되고 싶다고 했다.
지독한 가난과 고독속에서 온전히 예술을 위해 바쳐진 고흐의 삶은
네덜란드 뇌넌에서 파리, 아를, 생레미 등을 거치며
노동자와 농민 등 하층민의 모습과 자연의 풍경을 화폭에 담았는데
비록 짧은 생이었지만 그가 남긴 '별이 빛나는 밤에', '정물: 화병의 분홍장미들',
'아를의 라미르틴 광장의 밤의 카페' '프로방스의 농가', '난롯가에서 요리하는 여인'등
수많은 작품들은 강렬한 색채, 거친 붓놀림, 뚜렷한 윤곽을 지닌 형태를 통해
생의 고통을 깊이있게 담아내었다.
삶 자체가 예술이라는 니체의 철학사상과 고흐의 그림을 통해
책을 보는 내내 마음이 평온해짐을 느꼈다.
"사람들은 40세를 넘기면 자서전을 쓸 권리가 주어진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가장 열등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일지라도 그 나이가 되면
사상가 못지않은 사건들을 체험했을 것이고, 시인 못지않은 격량을
이겨 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자신의 삶이 지켜 온 신앙을
고백하려는 그의 욕구에 있다. 이것은 분명 오만이다."
- 반 시대적 고찰 (P56)
"연약한 인간을 말살해 버리는 외부의 고통도 결국 살아남게 될 인간에겐
영양제에 불과하다. 살아남은 자들은 결코 고통을 아픔이라 부르지 않는다."
- 즐거운 학문 (P172)
"...... 영원히 회귀하지 않을 수 없는 것으로써, 어떤 포만이나 권태,
피로도 모르는 생성으로서, 자기 자신을 축복하고 있는 것이다.
영원한 자기 창조와 영원한 자기 파괴는 디오니소스적 세계라고 할 수 있다."
- 권력에의 의지 (p194)
"나는 세익스피어보다 더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 주는 작품을 알지 못한다.
그토록 어릿광대가 될 필요가 있었다면 그 사람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사람들은 과연 햄릿을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사람을 미치게 하는 건 회의보다도 확실성이라는 걸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 세익스피어의 고뇌 (P254)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인장도 말려죽이는 그대에게 - 송한나 지음 (0) | 2020.04.07 |
---|---|
무작정 따라가기 따라하기 이탈리아 - 정숙영 지음 (0) | 2020.03.03 |
권지예 작가 북토크 '베로니카의 눈물' - 블루스퀘어 북파크 2층 (0) | 2020.01.31 |
예술하는 습관 - 메이슨 커리 지음 (0) | 2020.01.27 |
이탈리아 트립 - 김현성 지음 (0) | 2020.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