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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 니체와 고흐 -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빈센트 반 고흐 그림

이사벨라아나 2020. 2. 28. 15:17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

니체와 고흐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빈센트 반 고흐 그림

공공인문학포럼 엮음

스타북스


삶 자체를 예술작품으로 대했던 독일의 철학자 니체와 

영혼의 울림을 그린 인상파 화가 고흐는 너무나 유명한데

니체의 글과 고흐의 그림으로 이루어진 이 책이 반가웠다.

누구나 한번쯤 니체와 고흐를 만난다는 머리말과

'아름다움, 삶, 신, 지혜, 인간, 존재, 세상, 사색, 

예술가 그리고 니체 자신' 에 관한

총 10개의 주제로 나누어 

니체가 쓴 수많은 서적에서 발췌한 잠언같은 글귀로 

일상에 지친 심신을 따뜻하게 녹아내게 만든다. 

또 고흐가 그린 수많은 작품들중 쉽게 볼 수 없었던 

불후의 명작들을 비록 책에서나마 쉽게 접할 수 있어서 

고흐의 폭넓은 작품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니체는 생의 환희와 염세, 긍정과 부정 등을 

예술적 형이상학으로 고찰한 저서 <비극의 탄생>

유럽문화에 대한 회의를 표방한 <반시대적 고찰>

새로운 이상에의 가치 전화을 시도한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신은 죽었다'고 함으로써 영원회귀에 의하여 긍정적인 생의 최고 형식을 보임은 물론

초인의 이상을 설파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등 많은 저서들을 통해

'권력에의 의지', '초인사상', '영원회귀사상' 등이 탄생하는데

절대 진리를 거부하고 기존가치를 부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 철학자로

이 책은 그가 쓴 여러 저서를 인용해 주제에 맞는 철학적인 사상이

자신의 고통과 성찰을 통해 인간적이면서도 따듯하게 다가왔다.


인간의 속성에 대한 고찰한 그의 사상은 허무주의, 실존주의 선구자로

후세 사상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이 책에서도 예술가에 대하여 란 

테마에 특히 공감이 갔다.

세익스피어, 베이컨, 볼테르, 호메로스, 쇼펜하우어, 칸트, 

도스토옙스키, 헨델, 하이든, 모짜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등 음악가까지

바그너의 음악 없이는 청년시절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라니...

마지막 니체 자신에 대하여 쓴 글에서 조차 자신을

바그너만큼이나 이 시대에 분산물이 되고 싶다고 했다.


지독한 가난과 고독속에서 온전히 예술을 위해 바쳐진 고흐의 삶은

네덜란드 뇌넌에서 파리, 아를, 생레미 등을 거치며 

노동자와 농민 등 하층민의 모습과 자연의 풍경을 화폭에 담았는데

비록 짧은 생이었지만 그가 남긴 '별이 빛나는 밤에', '정물: 화병의 분홍장미들',

'아를의 라미르틴 광장의 밤의 카페' '프로방스의 농가', '난롯가에서 요리하는 여인'등

수많은 작품들은 강렬한 색채, 거친 붓놀림, 뚜렷한 윤곽을 지닌 형태를 통해

생의 고통을 깊이있게 담아내었다.


삶 자체가 예술이라는 니체의 철학사상과 고흐의 그림을 통해

책을 보는 내내 마음이 평온해짐을 느꼈다.



"사람들은 40세를 넘기면 자서전을 쓸 권리가 주어진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가장 열등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일지라도 그 나이가 되면

사상가 못지않은 사건들을 체험했을 것이고, 시인 못지않은 격량을

이겨 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자신의 삶이 지켜 온 신앙을

고백하려는 그의 욕구에 있다. 이것은 분명 오만이다."

          - 반 시대적 고찰 (P56)


"연약한 인간을 말살해 버리는 외부의 고통도 결국 살아남게 될 인간에겐

영양제에 불과하다. 살아남은 자들은 결코 고통을 아픔이라 부르지 않는다."

- 즐거운 학문 (P172)


"...... 영원히 회귀하지 않을 수 없는 것으로써, 어떤 포만이나 권태,

피로도 모르는 생성으로서, 자기 자신을 축복하고 있는 것이다.

영원한 자기 창조와 영원한 자기 파괴는 디오니소스적 세계라고 할 수 있다."

- 권력에의 의지 (p194)


"나는 세익스피어보다 더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 주는 작품을 알지 못한다.

그토록 어릿광대가 될 필요가 있었다면 그 사람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사람들은 과연 햄릿을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사람을 미치게 하는 건 회의보다도 확실성이라는 걸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 세익스피어의 고뇌 (P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