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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보는 미술관 - 오시안 워드 지음

이사벨라아나 2019. 11. 21. 14:23



혼자 보는 미술관

오시안 워드 지음

이선주 옮김

RHK코리아


미술 전시회에 가면 꼭 도슨트를 들으려고 하는데 무작정 작품을 감상하는 것보다

작가에 대해서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고 보면 작품을 보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점점 더 난해해지는 현대미술과는 달리

 고전미술은 어떤 틀속에 있어 각각의 시대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명확하게 알면 이해하기가 쉽다고 한다.

이 책은 예술작품을 제대로 체험하지 못하게 하는 사전 지식의 폐허에서 벗어나

고전미술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도와주는데 목적을 두었다고 한다.

작품에 조심스럽게 다가서거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할 수도 있고

은밀하게 바라보면서 밀고 당기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예술작품감상을 둘이 추는 춤에 비유하기도 한다.


프롤로그로

고전 미술 감상법으로 열단계인 '타블라 라사TABULARASA'를 제시하는데

원래 아무것도 쓰여지지 않은 백지 상태를 뜻하는 말로

이미지를 읽는 데서 시작해 이해하고 평가하기까지의 여섯단계인

 시간Time, 관계 Association, 배경 Background, 이해하기 Understand,

다시 보기 Look Again, 평가하기Assess 단계와

다음 단계인 리듬Rhythm, 비유Allegory, 구도Structure, 분위기Atmosphere 를

각 단계마다 고전작품으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낯설게 느껴지거나 어려운 고전 미술을 감상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해준다.


자크 루이 다비드의 그림 '마라의 죽음'은 프랑스 혁명후 정치적인 이유로

죽음을 당하면서도 마라의 표정이 하나님의 은총을 받은 듯 평온하고 부드럽고 깨끗한 얼굴로

미켈란 젤로의 피에타 조각상에 비유해 수백년전의 작품인 피에타의 영향력을

보여준다고 한다.

알레고리를 활용한 고전미술은 현대의 개념 미술과 비슷한데

가장 지적인 예술 형태인 개념 미술처럼 알레고리가 언어와 비슷한 역할을 하면서 평범한 이미지

안에 의미를 숨겨 놓는다고 그림 속 비유를 해석하기 위해 미술사나 그림 내용의 상징성에

대해 자세한 지식을 갖출 필요없이 개인마다 주관적으로 작품에 공감하면 된다는 내용인데

조반니 티에폴로의 '행성과 대륙의 알레고리'작품으로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신화에 등장하는 존재나 천체, 대륙을 상징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윌리엄 터너의 '노엄 성, 해돋이'작품은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지않고 감각과 감정을 담아

따뜻하고 희망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림으로 그려

가장 위대한 예술적인 성취 중 하나로 재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비교적 긴 프롤로그가 그림감상법의 기초라고 하면

책은 다시 본격적인 테마로 이어진다.

니콜라 푸생의 '파트모스 섬의 성 요한과 풍경'그림은 깊은 사색에 잠긴 성 요한을

산치오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프레스코 벽화는 고대 철학의 원리를 한눈에 보여준다.

또한 알브레히트 뒤러의 '멜랑콜리아'의 동판화는 날개를 접은 의기소침한 천사의 모습을,

장 밥티스트 시메옹 샤르댕은 가장 하찮은 주제로 여겼던 고된 일상조차 철학이 지원군이 되면 고상함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물컵과 커피포트"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미술의 역사는 철학의 역사이기도 하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보이는 그대로 마음이 느낀 대로  진짜 같은 장면을 생생하게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기까지

최소 200년이 걸렸다고 하는데 외젠 들라크루아의 '흐트러진 침대'그림은 사실적인 수채화로

귀스타브 카유보트의 유명한 그림 '파리 거리 : 비오는 날'은 평범한 거리를 반사하는 빛과 마술적

리얼리즘이 만나는 구도로 바꾸어 정직하게 그리면서도 초월적인 느낌을 자아냈다고 한다.


그밖에 그림이 무대가 되고 조명이고 주인공이라는 테마는 수많은 역사화를 대변하는 말인 것 같다.

현대미술과는 달리 고전 미술은 아름다움으로만으로 평가될 때가 많다고 한다.

또한 가장 그리기 어럽고 가장 느끼기 쉬운 공포와 두려움을 표현해낸 작품들인 엽기적인 그림들,

시간이 너무 지난 나머지 화가가 왜 그렇게 그렸는지 가늠하기 어렵고

어울리지 않는 것들의 하모니인 모순인 작품들과 진지하게 건네는 농담이나 풍자로 빗대어

비웃는 그림들까지 아주 많은 작품들로 고전 미술 감상에 대해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아무 방해없이 오롯이 혼자만이 작품을 감상하는데

좀 더 자신감을 갖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