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베르나르 뷔페 전 -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이사벨라아나 2019. 7. 7. 12:33



베르나르 뷔페 展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2019년 7월 5일 금요일 오후 6시



프랑스 구상회화의 거장으로 알려진 화가 베르나르 뷔페의

한국에서의 첫 단독 전시라 꼭 보고 싶었는데

모처럼 평일 오후 도슨트 시간이 맞아서 퇴근후 바쁘게 움직였다.

전문 도슨트인 정우철님의 도슨트를 꼭 들으라는 블로그거들의 추천에 따라 듣게 되었는데

역시 도슨트를 들으니 그 화가에 대해서 명확하게 알 수 있어 그림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입구의 포토존에서밖에 찍을 수 없어 약간 아쉬웠지만 

오로지 작품에 몰입해서 감상할 수 있어서 장점도 있다.



처음 전시장을 들어가면 뷔페의 초창기 작품들인 정물 그림들이 보이는데

뷔페만의 특징들이 녹아있었다.

가난한 화가가 물감이 없어 배경색을 칠한 후 붓의 뒷부분으로 긁어 놓은 것이라던지

무채색의 정물들이 생기가 없고 말라 비틀어져 그로데스크한 것이

화가의 내면 심리 상태를 그대로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정물에 등장하는 과일, 유리병, 와인잔 등은 가득차 있지 않고 반쯤 채워져있거나 비어있고

테이블은 뭔가 어색하고 일부러 원근법을 어겨 화가 본인의 그림이라는 사인 인 듯하고

인물 또한 마르고 세로로 길게 직선으로 그려놓은 것이

마치 조각가 자코메티의 앙상한 조각품과도 닮았다고 한다.


15세때 이미 프랑스 미술학교에 조기입학해 천재적인 화가임을 보여주었고

어릴 때 브루타뉴해변과 루브르 박물관에 자주 데려갔다는 어머니의 지원이

있었다는 스토리가 새삼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베르나르 뷔페는 10대때 이미 죽음에 집착했다고 한다.

세계 2차 대전때 파리에서 발생한 폭격을 바로 눈앞에서 목격하면서  

수많은 죽은 사람들을 봐야했던 충격으로

모든 감정이 다 죽은 듯이 피폐해진 파리의 풍경을 너무 단순화한 인물들과

음영이 없는 무채색의 건물들이 있는 그림으로  아무 꾸밈이 없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냈고

또한 그 시기에 엄마의 죽음으로 세상과 담쌓고 오로지 그림만 그렸다고 한다.


18세 때 다시 세상에 나와 전시회에 출품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는데

19세 때 개인전을 열고

20세 때 비평가 상을 받아 구상회화의 왕자로 불렸다고 한다.



뷔페는 커다란 성공을 하게되고

50년대 후반에는 도시의 랜드마크를 그리는 것을 좋아해

풍경화를 많이 그렸다고 한다.

그런데 그림을 보면서 풍경화에는 사람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다는 점을 발견했다.

다소 그로데스크하고 왠지 정형적인 느낌이 들었다.


뷔페의 영원한 뮤즈였던 이사벨과의 인연도 특별했는데

전시 곳곳에 써있는 이사벨의 글에서 보듯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죽을 때까지 함께한 두사람의 관계가 너무 아름답게 보였다.



너무 이른나이에 대성공을 해서 대중들과 비평가들의 비난으로 시기를 받지만

시대의 흐름이나 유행에 신경을 쓰지 않고 오로지 그림만 그렸다는 베르나르 뷔페


렘브란트와 구스타브 쿠르베를 존경해 렘브란트의 해부학강의 그림을 오마주한 작품을

그려 존경하는 화가의 작품에 영감을 받아 거기에 자기의 개성을 넣을 줄 아는 화가였다.


뷔페는 시리즈로 한 가지 주제를 여러 점을 그렸는데

브루타뉴 해변 그림과 생선 도감인듯한 생물에 관한 그림들이 많았다.

마지막으로 그린 브루타뉴의 폭풍을 그린 그림은 그의 손떨림이 그대로 느껴지고

그림체가 바뀌어 졌다고 한다.

세상과 담쌓고 노력하는 천재로 붓을 못잡게 될 때까지 평생동안 매일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돈키호테', '해저 2만리', '오디세이 시리즈'등 문학작품을 그림으로 남겼는데

특히 해저 2만리 작품은

자신이 즐겨 그린 인물, 생물 그리고 자연을 종합해

한꺼번에 그려넣어 애착이 컸다고 한다.


마지막 작품 시리즈로 죽음이라는 주제로 24점을 남겼는데

정확한 분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해골에 생명의 징조를 넣은 점이 이전과는 달랐다고 한다.


파킨슨병으로 진단받고 손까지 다쳐 더이상 붓을 못잡게 될때까지 그림을 그리고

결국 자신의 작업실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 화가 베르나르 뷔페

그의 사후 20년을 계기로 프랑스에서 다시 재평가받고 있다고 하는데

그가 남긴 92점의 유화를 직접 볼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