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에르제: 땡땡 展 -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 미술관

이사벨라아나 2018. 12. 24. 21:23



땡땡 탄생 90주년 대규모 회고전

에르제 : 땡땡 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2018년 12월 22일 토요일



미국에 미키마우스와 일본에 아톰이 있다면 유럽엔 벨기에의 땡땡이 있는데

벨기에 물랭사르 재단과 협업해서 1년 이상 준비과정을 거친 대규모 아시아

최초의 회고전으로 "땡땡"에 대한 초기 작품들부터 현재까지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전시이다.


전시 첫번째 공간은 에르제로 시작하는데

에르제는 벨기에 출신의 만화가이자 유럽 만화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만화는 오락성이 강하고 가벼워 어린아이만 보는 고상하지 못한 책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에르제는 문학이나 영화처럼 표현수단으로 인정받기를 바라고 그렇게 될 거라는 믿음으로

2000년대는 만화가의 위상이 분명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시절에 땡땡의 모험 시리즈로 이미 성공한 만화가로

환갑이 다 된 나이에 처음 회화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추상화가의

꿈도 키우게 되었다고 한다.

그가 직접 그린 추상 작품들이 전시되었는데

그 중 가운데 여인의 모습은 그의 실제 아내와 자신이 직접 키우는 고양이를 표현한 작품이다.



실제 성격이 완벽주의자로 만화와 회화 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어서

취미로 시작한 만화 땡땡이 성공함으로써 만화가의 길을 선택했다고 한다.

회화는 다른 취미로 대신하게 되었는데 동시대 미술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수집하는

컬렉터로 젊은 예술평론가를 고용해서 본격적으로 수집을 시작하고 다양한 아트스트들과의

소통도 활발히 하는 사업가로 앤디 워홀은 땡땡 50주년 탄생기념으로  

에르제 본인 초상화를 그려 선물로 주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에르제는 팝아트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에르제는 초기에 광고디자인과 로고 디자인을 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였다고 한다.

실제로도 만화보다는 그 일을 훨씬 좋아했다고 하는데

취미로 시작한 땡땡의 모험이 너무 대성공을 거두면서

어쩔 수 없이 광고 그래픽일을 포기했다고 한다.

에르제의 광고 홍보 포스터와 그래픽 작품들 그리고 로고들을

전시한 공간도 있었다.



에르제의 만화그리기 과정도 소개되고 있는데

단순해 보이지만 여러가지 단계를 거쳐 왔다고 한다. 먼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메모하듯 단어를 나열해 그 다음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3~40장 정도 연필 드로잉 과정을 거치는데 드로잉이 독특하다.

1930년대 기존 만화가들은 연필을 여러번 덧대어서 그림을 그리는 에칭기법을 사용했는데

에르제는 선을 이용해 강조할 부분은 강조하고 뺄 부분을 빼는 단순한 하나의 명료한 선으로만 구성해

좀 더 감정을 제거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이런

클리어 라인이란 기법을 에르제를 중심으로 벨기에 만화가들이 발전시켜 나아갔다고 한다.


에르제는 완벽주의자로 여러가지 과정을 직접 그렸지만

대성공이후 혼자 감당하기에는 벅차 1950년대 에르제 스튜디오를 열어  팀을 꾸려 작업했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땡땡의 모험시리즈는 50개국의 언어로 60개국에 수출하게 되었는데

각국의 언어로 변한 땡땡의 표지 모습을 전시한 공간에 한국어 버전도 한군데 숨어 있었다.


팀 작업이후 첫번째 프로젝트로 달탐험 프로젝트가 탄생되었는데

미국 아폴로 달 탐험보다 15년 전에 탄생된 만화였다고 한다.

에르제가 과학에 호기심이 많아 천문학박사와 물리학 박사를 찾아가 연구끝에 이런 만화가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그당시 실제와 너무 유사해 역사적으로 기념비적인

작업으로 남아있는 시리즈라고 한다.

두번째 작업으로 채색작업이 이어졌는데 그 전에는 모두 흑백으로 제작했다고 한다.

상업적 목적으로 컬러가 필요해 개정판 작업에 컬러를 도입시켰는데

색감에 익숙하지 않아 르네상스 시기의 화가의 작품에 영향을 받아 도입한

파랑색과 주황색을 주로 사용해  90년전 채색된 만화지만

지금봐도 촌스럽지 않은 그만의 독특한 색감을 완성했다고 한다.


에르제는 자신만의 색감과 독특한 드로잉, 영화적 연출, 서사적 스토리까지 더해서

독보적인 만화를 탄생시켰다고 한다.



땡땡시리즈에 나오는 캐릭터를 살펴보면

주인공 땡땡은 140cm 정도의 작은키에 외모는 소년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소년의 외모지만 술도 마시고 비행기 조정, 자동차, 기관차까지 조정하는 만능 히어로의

모습으로 그려졌지만 이는 영웅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친근하게 느껴지는데

에르제의 친동생 직업군인이었던 다섯살 어린 폴이라고 한다.

강아지 밀루는 모든 모험을 함께 하는 또 한명의 주인공으로

겁이 너무 많지만 종종 위험에 빠진 주인공 땡땡을 든든하게 구해내기도 한다.

그밖에  저택의 주인공이었던 겁이 많고 여린 캐릭터로 등장하는 아독 선장,

우주분야에 관심이 많은 해바라기 박사,

조력가로 등장하는 쌍둥이 형사 등

만화 캐릭터는  실제 주변 인물들을 모델로 그들의 성격까지 표현하는데

에르제 작품들은 캐릭터들이 만화로 등장하기까지 많은 과정과 노력을 거치게 된다고 한다.

에르제는 댕땡은 자신의 분신같은 존재이고 나머지도 내 장기들 같은 내 자식들 같다고

표현하며 엄청난 사랑을 보여준다.



마를린스파이크 저택을 모형화해 만들어놓은 공간으로 다양한 캐릭터들이 항상 모여서 모험을 준비하는

가상의 저택이지만 프랑스 루아르 강가에 있는 슈베르니 성을 모델로 만들었다고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창문에 그림자들이 섞여있다.

땡땡 캐릭터는 너무 모범적이어서 재미없지만 주변부적인 인물 캐릭터 성향이 너무 세고

결점이 많았기 때문에 그들이 어우러져서 새로운 묘미를 선사해

현실적인 면에서 보면 서로 다르면서 같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통해 우정을 표현하고 있다.



에르제가 그린 땡땡의 모험에 등장했던 350여명의 캐릭터들이 함께 하고 있다.


에르제 전시는 처음 회화적 면모로 시작해서 에르제 생애로 마무리 짓고 있는데

만화에 대한 편견을 '그림을 그리면 화가이고 글을 쓰면 소설가인데

왜 그 둘을 동시에 하는 만화가는 마이너한 아트로만 여겨져야 했을까요?' 란

질문을 던지면서 만화가였지만 한 명의 아티스트로써

에르제라는 이름이 한국에서는 낯설지만 벨기에에서는 거의

문화 유산급으로 케어를 받고 있고

자신의 문화유산을 전세계로 알리는 순회 전시로

만화의 세계가 어떻게 탄생되고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땡땡시리즈의 만화책과 영상을 볼 수 있는 제 3전시실과 아트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