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훔친 미술
- 그림으로 보는 세계사의 결정적 순간
이진숙 지음
이 책은 1416년 랭부르형제 '베리 공작의 매우 호화로운 기도서'의 중세 미술부터
1993년 케테 콜비츠 '죽은 아들을 안고 있는 어머니'의 현대 작품까지
서양미술사를 중심으로 역사를 아우르는 방대한 스토리를
시대적, 언어적 미술사로 펼쳐낸 책이다.
피렌체의 메디치가가 번성시켰던 르네상스부터
루터의 종교개혁, 네덜란드의 독립, 프랑스 대혁명,
미국의 독립, 러시아 혁명, 스페인 내전 등과
미국의 대공황까지의 시대적 흐름을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결정적인 장면이 담긴 그림들을 통해
그 시대의 삶이 어떠했는지에 대한 이해와
미술작품에 녹아있는 역사적 의미를
작가의 깊이있는 해석으로 풀어냈다.
청금석에서만 얻어지는 값비싼 물감인 울트라마린블루가 선명한 빛을 발하는
랭부르형제가 그린 '베리 공작의 매우 호화로운 기도서'
달력과 함께 시간과 계절에 잘 어울리는 기도문과
화려한 궁정생활을 잘 보여주는 채색 삽화를 담은 책
라파엘로 산치오 '아테네 학당'(1509~1510)
라파엘로는철학자들의 얼굴을 당대 최고 예술가들의 얼굴로 그려 넣었다.
흰 수염이 멋진 플라톤의 얼굴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이며,
흑발이 인상적인 젊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얼굴은 당대 유명 조각가이자 건축가였던
줄리아노 다 상갈로다. 아래쪽 직육면체 탁자에 기대에 서 있는 사람은 헤라클레이토스인데
그에게 얼굴을 빌려준 사람은 미켈란젤로다. 오른편 하단에 몸을 숙여 컴퍼스를 사용해서 무언가를
재고 있는 사람은 수학자 유클리드이며 건축가 브라만테가 모델이다.
브라만테 뒤쪽으로 서 있는 인물 세 명 중에 맨 귀퉁에서 등 돌린 사람옆에 겸손하게
얼굴을 내민 이가 라파엘로인데 그는 여기서 알렉산더 대왕의 위대한 화가 아펠레스로 등장하고 있다.
옆은 아펠레스 평생의 라이벌이었던 프로토제네스로 그의 스승인 페루지노 혹은 친구였던 티모테오 비티로
추정되는 인물을 그려넣었다.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의 유산인 인문학이 세상을 설명하는데 필수적인 지혜임을 인정한 기독교의 양보이자
피할 수 없는 세속화의 방향을 보여 주는 일이다. - 95
최초의 시민 초상화로 알려진 얀 판에이크의 '아르놀피니의 결혼' (1434)
앙투안 와토 '목동들'(1717)
와토가 그린 나무를 보라. 로코코 시대에는 나무도 흐느적거린다.
모든 것이 달콤한 꿈같이 들척지근하다.
계몽주의의 엄격성과 엄숙성, 혁명성은 사랑에 가려서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 205
에마누엘 로이체 '델라웨어 강을 건너는 워싱턴'(1851)
그림에는 미래의 미국 대통령 둘이 등장한다.
단호한 자세로 서 있는 이가 초대 대통령 워싱턴이며,
그 옆에 깃발을 들고 있는 사람이 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다. - 216
자크 루이 다비드 '나폴레옹 대관식'(1804)
나폴레옹 대관식당일 교황 피우스 7세가 왕관을 씌워주려는 순간
나폴레옹이 그 관을 가로채서 스스로 머리위에
쓰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화가 다비드는 이를 대관식이 마치고 난후
왕비인 조제핀에게 왕관을 씌워주려는 순간을 그림이다.
장 루이 앙드레 테오도르 제리코 '메두사호의 침몰' (1819)
살아 희망을 말하는 사람, 이미 죽은 사람, 죽어 가는 사람 그리고 죽은 젊은이를
무릎에 누이고 사색에 빠져있는 철학적인 인물 들을 본 사람들은 이 그림을
자연히 '표류하는 프랑스'에 대한 은유로 읽었다.
선장 생보르 백작이 나폴레옹 실각 이후 프랑스로 귀환한 귀족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일은 단순한 선박 사고가 아니라
구귀족층의 무능력과 부패를 상징하는 사건이 되었다. - 276
빈센트 반 고흐 '감자 먹는 사람들'(1885)
고흐는 이 그림의 핵심이 감자를 권하는 남자의 손이라고 했다.
그는 '손으로 하는'노동과
정직하게 노력해서 얻은 식사를 강조하고 싶었다.
앙리 리비에르 '에펠탑 36경' (1888~1902)
여러 각도에서 차용한 연작
피카소 '아비뇽의 처녀들'(1907)
르네상스 시대에 그려진 가장 완벽한 그림 중 하나인 '모나리자'를
단숨에 능가해 버렸다.
보리스 쿠스토디예프 '볼셰비키'(1920)
1920년 그려진 쿠스토디예프의 '볼셰비키'는 새로운 리더가 완전히 권력을 잡았음을 보여 준다.
거대한 붉은색 깃발을 휘두르며 압도적인 거인이 민중을 이끌고 행진한다.
지나치게 긴장한 거인의 표정이 어색하기 짝이 없다.
저 표정이 어쩌면 권력을 잡은 볼셰비키의 얼굴일지도 모른다. - 441
케테 콜비츠 '죽은 아들을 안고 있는 어머니'(1993)
강력한 반전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
천장 정중앙에 뚫려 있는 구멍으로 들이치는 눈비를 맞으며 품에 안은
자식을 놓지 않는다. 아들은 웅크린채 어머니에게 기대어 있다.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슬픔은 끝이 없다.
"전쟁은 이제 그만" - 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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