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연극 눈뜬자들의 도시

이사벨라아나 2018. 11. 10. 07:27



연극 눈 뜬 자들의 도시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2018년 11월 9일 금요일 저녁 8시



포르투갈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주제 사마라구의

'눈 먼 자들의 도시' 이후 그 후속작으로 나온 '눈 뜬 자들의 도시'를 원작으로

극단 초인이 만든 1인 다역의 캐릭터부터 빠른 장면전환 등

새로운 방식으로 이루어진 이색적인 형식의 연극이었다.


주제 사마라구의 '눈 먼 자들의 도시'를 오래전에 읽은 적이 있는데

읽는 내내 그 상상의 세계가 참 놀라우면서도 끔찍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연극은 4년전 의문의 전염병으로 모든 시민들이 실명을 당해

눈먼 자들의 도시로 이루어진 이후

다시 시민들이 눈을 뜨게 되고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눈먼자들 속에서 유일하게 눈이 멀지 않은 한 여자가

그 당시의 정부의 만행을 파헤치는데....


그 도시에서 지방선거가 치루어졌지만 시민들이 백지투표를 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정부는 각료회의를 열고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폭탄테러를 벌이는 등

온갖 자작극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결국은 똑같은 인간에 의해 이루어진 허상뿐인

국가가 할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눈뜬 자들의 세상에 살고있지만 눈먼 자들의 세상과 다를 바 없는

지옥같은 지금의 현실을 밀도있게 그려냈다.



연극은 현대적인 감각의 무대연출이 특히 돋보였다.

 현실감있는 영상과 애니메이션, 장면마다 분위기있는 조명,

박진감 넘치는 음악과 배우들의 이채로운 몸짓,

배우들의 날렵한 움직임으로 자연스럽고 빠르게 바뀌는 장면 전환들이

다양한 형식으로 나타나 보는 내내 새로웠고

1인 다역이지만 캐릭터들이 나름대로 특징있었고

대사들이 코믹하지만 가볍지않게 전해지는 무언가가 있었다.



눈을 뜨고 있지만 대체 무엇을 보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남기는

진정한 인간성에 관한 시사를 코믹적으로 보여주는

다소 낯선 형식의 연극이었지만

정신없이 이어지는 스토리전개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던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