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연극 에쿠우스

이사벨라아나 2018. 10. 26. 20:24



연극 에쿠우스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2018년 10월 25일 목요일 저녁 8시



세계적인 극작가 피터 쉐퍼의 대표작인 연극 에쿠우스

1975년 한국초연 이후 43년이라는 긴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롱런하며 강렬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이 연극을

지난 목요일 저녁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관람했다.

 


오늘의 캐스팅은

마틴 다이사트 역의 장두이 배우님

알런 스트랑 역의 전박찬 배우님

헤스더 살로만 역의 차유경 배우님

프랑크 스트랑 역의 유정기 배우님

도나 스트랑 역의 박윤정 배우님

질 메이슨 역의 김혜림 배우님

젊은 기수 역의 노상원 배우님

네제트 역의 배은규 배우님

그리고 코러스



에쿠우스는 '말'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제목부터가 묵직하게 느껴지는데

반원형으로 오픈된 무대 가운데 사각형으로 된 중심공간을 위주로

다소 어두운 듯한 분위기가 막이 오르자

말을 애무하는 소년의 강렬한 장면과 함께

의사 다이사트 역의 장두이 배우님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되었다.



시놉시스는

17세의 알런이라는 소년이 7마리의 말의 눈을 찌르는 사건이 일어나고

그 죄로 감옥에 가야하지만 판사 헤스더는 그를 감옥대신 정신과 의사인

다이사트 박사에게 보내면서 알런과 다이사트와의 밀도있고

치밀한 대화가 이어지는데....


어릴 적 바닷가에서 말을 탄 기수와의 만남으로 잊지 못할 황홀한 경험을 하면서

 알런에게 말은 경외의 대상으로 더욱 나아가 말을 신격화를 시키는

다소 광기어리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쉽게 다가오지 않았지만

고백약을 먹고 자신이 가장 숨기고 싶었던 것을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내면서

닥터 마틴과 전혀 상관없는 듯한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각자 내면 깊숙히 내재되어있던

억제된 인간의 본능적인 감정을 표출하면서

팽팽하게 대립하다가도 서서히 융화되어 간다는 이야기인데

심리극이라 그런지 내용자체가 약간은 어렵게 다가왔다.



너제트라는 말과 그 외 여섯마리의 말 분장을 한 배우들이

얼굴에 말 가면만 쓴 채 거의 벗은 육체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장면들은

강렬하게 에너지를 뿜는 듯 디테일하면서도 역동적이었다.


이 연극은 특히 노출수위로 화제가 되었는데

질과 알런의 마굿간에서 벌어지는 섹스 씬에서 전라의 노출로 이루어졌지만

무대자체가 어둡고 극의 분위기가 그러해서인지 전혀 야하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극을 이끌어나가는 장두이 배우님의 관록있는 연기가 역시나 돋보였고

알런 역의 전박찬 배우의 유약한 외모에서 어쩜 그렇게 자연스럽게

광기와 트라우마에 갖힌 내면의 환상을

강렬하게 뿜어내는 기운이 있는지 감탄스러웠다.

판사역의 최유경 배우님의 차분한 중재자 역활과

부모역의 유정기, 박윤정 배우님의 연기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젊은 기수 역의 노상원 배우님의 훤칠하고 잘생긴 외모와 더불어 움직임도 멋졌다.


원작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연극은

 인간 내면에 잠재해 있는 심리적인 측면을 다룬  탄탄한 스토리가

흥미있었고 무엇보다 말을 인간의 육체로 분해 말의 몸짓과 더불어

파격적으로 묘사한 점이 아주 강하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