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시트콤 뮤지컬 - 키스 앤 메이크업

이사벨라아나 2018. 7. 22. 08:06



시트콤 뮤지컬 - 키스 앤 메이크업

대학로 SH아트홀

2018년 7월 21일 토요일 오후 2시



토요일 오후 최고의 온도를 연일 기록하는 찌는 듯한 더위의 날씨를 뚫고

  뮤지컬 배우 박해미님이 연출했다는 시트콤 뮤지컬 '키스 앤 메이크업"을

보러 공연장인 대학로 SH아트홀로 갔다.

 다들 더위를 피해 왔는지 공연시각 지연사태(?)까지 벌어지며

공연장 안은 좌석을 찾느라 분주한 사람들로 붐볐다.

이 공연은 특히 약간 권태기가 있는 연인들이나 부부가 함께 보면

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았는데 실제로 커플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음악과 함께 시작된 공연은 무대 가운데 약간은 거대한 풍체의

베드로 역 김진만 배우의

우리귀에 익숙한 '사랑은'이라는 노래와 성경책의 등장으로

다소 어울릴것 같지 않은

포스의 외모만 봐도 뭔가 큰 웃음을 줄 거 같은 기대감이 들었다.

역시나 위장이혼을 했지만 헤어질 위기에 처한 두 부부 사이로 헤집고 들어간 베드로

알고보니 채무자를 고객으로 하는 문제해결사(?)였는데

부부역으로

약간 강해 보이는 강이나 역의 곽유림 배우와

유순하고 능력없는 하찬은 역의 김도신 배우가

결혼 7년차 부부의 갈등을 코믹하면서도 다이나믹한 행동으로 

다소 격하면서도 리얼하게 열연을 했는데

아주 현실적으로 공감할 만한 대사가 귀에 쏙쏙 들어왔다.


바람난 부인을 연인과 헤어지게 만들어 실제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음을

동영상과 사진으로 남겨 위장이혼을 증명하고자 애쓰지만

이들의 싸움은 점점 심해지고 심지어는 총을 쏘는 장면까지 이어지는데....




부부간의 결혼생활에 대하여 흔하게 씹는 껌에 비유하며

처음에는 달달하지만 단물만 빠지면 더이상 아무맛을 느낄 수 없다는 회의감이 들다가도

껌을 실컷 씹은 후에는 풍선을 불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멀티맨과 베드로 역의 김진만 배우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돋보였고

강이나 역의 곽유림 배우는 파워플한 가창력과  거침없이 공간을 누비며 배역에 녹아들었고

하찬은 역의 김도신 배우의 현실적인 가장이라는 존재감으로 자신의 위치에 위축되는 모습이

다소 유약하지만 현재의 고개숙인 가장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역할에 잘 맞았다.

또한 애인 역할이자 알고보니 사촌동생이었던 잘생긴 근육남 김성훈 배우의 풋풋한 연기도 신선했다.



시트콤 뮤지컬이라는 타이틀답게 시종 유쾌한 웃음으로

공연내내 즐거운 시간이었다.



후회는 아무리 늦어도 죽기 전까지 하면 늦지 않다는 대사가 공연이 끝나도

여운이 남으면서  박해미님이 실제 부부인 황민 프로듀서와의 결혼생활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구성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 현실감있게 느껴진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