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드 파리
빅토르 위고 원작
박아르마, 이찬규 편역
구름서재
빅토르 위고의 대표적 역사소설인 '노트르담 드 파리'를 이제야 읽게 되었다.
어릴 때는 '노트르담의 곱추'로 더 익숙했던 '노트르담 드 파리'
영화와 뮤지컬은 봤지만 정작 책은 읽어보지 않았는데
요즘 다시 뮤지컬이 공연되어 원작의 줄거리라도 제대로 알고 싶었다.
빅토르 위고의 책은 '레 미제라블'과 '웃는남자' 두 권을 읽었는데
완역본은 공통점이 일단 굉장히 두껍고 정치적인 배경이 장황해
스토리도 복잡하지만 그 시대적 배경지식을 알아야 이해가 쉬운데
무조건 읽다보니 상당한 시간을 소요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은 구름서재의 청소년 모던 클래식 시리즈로
완역본은 아니지만 비교적 접근하기 쉽게 편역이 되어 있다.
편역자 스스로도 원전의 많은 부분을 훼손했다고 하는데
18세기에 씌여진 15세기 파리를 배경으로
유럽 고딕 건축을 대표하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소설은
거리의 음유시인 그랭구아르,
귀머거리이며 기형적인 몸을 가진 등이 굽은 곱추인 콰지모도,
성당 앞에 버러진 콰지모도를 길러준 늙은 프롤로 신부,
아기때 집시무리에게 납치당해 집시여인이 된 에스메릴다
사촌 를뢰르 드 리스와 약혼한 근위대장인 페브쉬,
이 외에 집시의 우두머리인 플로팽 트루이프,
에스메릴다의 어머니인 귀둘수녀 등이 등장하는데
사랑과 질투, 증오와 연민으로 이루어진
이 숙명적인 인물들의
얽히고 섥힌 인간관계는 죽음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지고...
과연 숭고한 사랑은 어디까지 일까? 하는 의문을 남긴채
콰지모도의 "아, 저 모든 것을 나는 사랑했었는데!"라는 대사로 끝난다.
프랑스 근위대와 집시무리의 군중들의 거대한 움직임 또한
소설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아 긴장감을 유발시켰다.
책 뒤편에 프랑스 뮤지컬에 대한 설명과 함께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성공하게 된 이유와 관전포인트를 짚어주고
뮤지컬의 스토리와 넘버리스트까지 자세히 알려주어
문학과 음악의 조화가 되어 아름다운 음악과 주옥같은 문학이 대사가 되어
연기로 표현된다는 뮤지컬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도왔다.
초연 출연 멤버도 소개되었는데 언젠가 본 뮤지컬에서 거의 20년 동안
같은 멤버가 공연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새삼 놀란 적이 있다.
작가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둘러보다가 탑의 어두운 한쪽 구석벽에 새겨진 'ANAI'KH'라는
단어가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하는데 그리스어로 '숙명'이란 뜻인데
이 단어로부터 소설이 비롯되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삶이란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 높음과 낮음이 서로 섞어드는
기묘한 드라마가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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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이 모든 기형은 그의 몸에 무언가 알 수 없는 엄청난 힘과 기민함을 불어넣고 있었다.
힘은 아름다움과 마찬가지로 조화에서 비롯된다는 저 영원불변의 법칙에서 벗어나는 기묘한 사례였다. - 28
프롤로 신부가 버려진 그 아이를 기르기로 한 것도 어떻게 보면 동생때문이었다.
그 비통함, 그 기형, 그 버림받음, 자신이 없으면 어린 동생도 그처럼 비참하게
버려질 거라는 생각이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다.
그의 동정심은 아이의 추악함으로 말미암아 더욱 커져갔으며,
한편으로는 이 선행이 동생에 대한 신의 가호로 바뀔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는 자신의 양자에게 세례를 주고 콰지모도라고 이름지었다. - 61
이제 나는 온몸이 떨리고 정신을 차릴 수 없다. 박사인 나는 학문을 우롱했고, 귀족인 나는 내 성姓을
버렸고, 신부인 나는 미사 시간을 음란한 생각으로 도배했다. 그것도 모두 나를 매혹한 너 때문이다. - 183
하지만 그 순간 부주교는 다른 세상에 있는 것 같았다. 그의 침묵과 돌같이 굳어있는 모습은
극심한 공포를 자아냈기 때문에 난폭한 귀머거리조차 그 앞에서 얼어붙었다. - 205
누군가가 여자의 유골을 꼭 껴안고 있는 남자의 유골을 상대방으로부터 떼어놓으려고 하자,
남자의 유골은 가루가 되어 부서져 내렸다. -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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