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14人(in)의 체홉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
2017년 12월 2일 오후 3시
극단 맨씨어터의 '14人(in) 의 체홉'은 세계적인 극작가 중 한 사람인 러시아의 대표 작가
안톤 체홉의 단편들로 이루어진 옵니버스 연극으로 4편의 작품중 3편이 공연 되었는데
제목은 '곰', '담배의 해로움에 대하여', 그리고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이었다.
체홉의 작품으로 오래전 본 '갈매기'와 최근 '체홉, 여자를 읽다'에 이어 세번째로 보게 되었는데
사소하면서도 일상적으로 흐르는 인간 본연의 삶을 통해 슬픈 비극을 희극화 시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비극적인 웃음을 유발시켜 어떤 진한 페이소스를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처음 연극은 제목부터가 낯선 '곰'인데
남편이 죽고난후 상복을 입고 지루한 은둔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젊은 과부에게
남편이 죽기전 진 빚을 받으러 온 채무자의 방문으로 둘은 티격태격하면서
으르렁거리며 다투지만 서로의 모습에 매력을 느끼며 순식간에 사랑에 빠진다는 스토리다.
도도하고 차갑기만 하던 젊은 부인이 한순간에 태도가 바뀌면서 불같은 사랑에 빠지는데
젊은 부인 역할의 서정윤 배우의 연기가 매혹적이면서도 돋보였다.
두번째 작품은 '담배의 해로움에 대하여'인데
1인극의 어쩡쩡한 모습으로 강연을 하려는 듯 강단에 오르는 한 남자의 스토리인데
강연의 제목과는 벗어나 한평생 아내의 그림자에 갇혀 산 공처가의 애닳프고 슬픈 이야기로 채우는데
김태훈 배우의 익살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처절한 공포로 삶을 지탱해나가는 모습이
다소 희극적이지만 현대인의 가장이 짊어진 무거운 무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전해졌다.
세번째 작품으로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인데
휴양지에서 우연히 만난 가정이 있는 두 남녀가 예기치 못한 사랑에 빠지면서
불행한 결혼생활을 언급하는데 여인은 항상 개를 데리고 산책을 다닌다.
배우의 대사 끝에 나레이션으로 낭독하는 것이 지난번 본 '체홉, 여자를 읽다'와 비슷했다.
세 편의 작품으로 7인의 배우가 출연했는데
각각 개성이 넘치고 극의 분위기에 걸맞게
뛰어난 연기들을 보여주셨다.
러시아풍의 배경음악과
무대 배경이 단조로웠지만 빈틀의 액자와
한쪽에 놓은 커다란 거울을 이용해
다양한 묘사를 보여주려는 듯한 시도는
특이하면서도 전달력이 있었다.
인간의 마음이 너무 쉽게 변하는 건 아닌 가 싶게
인간 존재의 가벼움을 느낀 연극이었다.
안톤 체홉의 작품 대부분이 평범하면서도 보잘 것 없는
우리네 인생 자체를 약간 비극적이면서도 희극적으로 그려냈는데
이 번 연극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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