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한전아트센터
2017년 11월 28일 화요일 저녁 8시
뮤지컬 '그여름, 동물원'은 올해로 21주기를 맞은 가수인 故김광석과
그룹 동물원의 실제이야기를 바탕으로 각색해서 만든 창작뮤지컬이다.
그룹 동물원의 멤버이자 김광석의 친구인 정신과 의사 김창기역을 맡은 윤희석 배우가
객석에서부터 무대를 향하며 작은 상자를 들고 나타나면서 나레이션으로 그 친구
김광석과의 특별한 인연과 그와 함께 했던 추억을 차근차근 끄집어내며
전체적으로 공연을 이끌어나가는 핵심 역할을 했다.
김광석 하면 최근에 영화도 제작되어 화제가 된 사건을 떠올리게 되는데
세월이 지나도 잊혀지기는 커녕 더욱 더 또렷하게 들리는 듯 그의 노래는
들어도 들어도 쉽게 지울 수 없는
가슴을 파고드는 어떤 진한 울림이 있는 독특한 음색을 소유한
그만이 부를 수 있는 노래로 가히 명불허전이라 할 수 있다.
두 친구가 중학교 때부터 친구가 된 인연을 무대 위의 또다른 무대로 재현하면서
깨알같은 웃음을 주기도 하고 어려웠던 시절 지하 연습실에서
다른 친구 기영, 준열, 경찬 과 실제 음악을 연주하면서 노래를 만들고
데모 테이프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지냈던 청춘의 순간들을 아련하게 보여주며
'별이 빛나는 밤에' 라디오 프로그램에 사연을 띄우고 방송에 출연하면서 희열을 느끼며
그들의 꿈과 그리고 끈끈한 우정으로 청춘의 가장 빛나는 시간들로 채워갔지만
노래만 해온 김광석과 또 다른 친구들은 각자의 진로를 걱정하며 서서히 갈등으로 치닫고 결국에는
김광석과 그룹 동물원은 각자의 길로 가기로 하면서 헤어지고 세월이 흐른 후
서로에 대한 그리움으로 다시 만나면서 음악에 대한 그들의 공감도 이어졌는데...
뮤지컬을 통하여 그들이 함께 했던 순간들과 친구에 대한 그리움과 후회가 담긴 이야기가
새삼스럽게 마음을 울리며 진한 아련함이 더해졌다.
지금은 없는 친구의 이야기.
그 이야기를 전하는 친구들의 마음은 얼마나 그립고 보고싶을까?
그 친구역은 가수 홍경민이었는데 연기는 다소 어색한 면이 없지 않았지만
노래만큼은 듣기가 편하고 좋았다.
그룹 동물원의 멤버들인 창기역의 윤희석배우를 비롯 기영역의 김류하님,
준열역의 최성욱님, 경찬역의 병헌님도 기타, 드럼, 베이스, 키보드로
멋진 라이브 연주를 보여주었고 노래실력들도 뛰어났다.
그밖에 이야기속의 등장인물들로 출연한 배우들의 코러스도 시종 유쾌했고
멀티맨 맹상렬님의 코믹한 연기는 극의 윤활유역할을 해주어 큰 웃음을 선사해주었다.
뮤지컬 넘버는 실제 동물원 멤버였던 박기영님의 작품이라고 한다.
편곡을 많이 안해서 김광석과 동물원의 원곡 느낌 그대로여서 더욱 친숙하게 다가왔다.
거리에서를 비롯, 흐린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변해가네, 서른 즈음에, 시청앞 지하철역에서 등
수많은 히트곡들인 주옥같은 넘버들로 시간가는 줄 몰랐다.
특히 김광석 콘서트 1000회 특집으로 홍경민이 부른 '사랑했지만'이 가슴깊숙히 전해져왔다.
본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로 신나는 음악과 춤으로 다시 큰 선물을 주는 듯 서비스를 해주었다.
'그여름, 동물원'은 지나간 여름 그들이 함께 했던 순간들을 추억하며 그 속에 담긴
이야기로 여름이 지나 가을, 그리고 겨울로 접어드는 요즈음
따스하면서도 마음을 울리는 음악으로 포근히 감싸주는 듯 메마른 감성을 듬뿍 적셔주었다.
故김광석이 죽기 며칠전까지 함께 공연할 계획을 이야기했다는 친구 창기의 대사가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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