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당신과 함께한 순간들
감독 마이클 알메레이다
배우 로이스 스미스, 존 햄, 지나 데이비스, 팀 로빈스
2017년 10월 22일 일요일 저녁 6시
압구정 cgv
극작가 조리 해리슨 원작인 연극 '마조리 프라임 (Majorie Prime)'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기억에 관한 영화인데
여든살이 훌쩍 넘어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마조리 앞에 이미 먼저 세상을 떠나버린
남편 월터가 인공지능으로 만든 홀로그램형태로 그 사람에 대한 기억으로 만든 존재인
40대의 젊은 시절 모습으로 마주앉아 그녀와 대화를 나눈다.
함께한 순간들을 떠올리며 마치 현실속에 있는 듯 나누는
두사람의 생생한 대화가 나이들어 홀로 남았을 때
가장 가까이 있었던 사람이 옛시절 함께 공유했던 시간들을 바로 옆에 있는 양
같이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위로가 될 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인공지능에게 자신이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분은 빼고 어떤 면에서는 진실성이
없이 좋은 부분만 기억하고 싶게 하는 것도 있지만 그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영화는 주로 대화형식으로 거실 쇼파에 앉아서 이야기 하는 장면이 많았다.
플래시백 형태로 과거의 모습들이 나올만한데 별로 없다.
죽음을 앞둔 마조리 앞에는 젊은 남편의 모습으로
마조리의 딸 테스 앞에는 이미 죽은 마조리의 모습이
또한 테스가 죽은 이후에는 테스의 남편인
존앞에 마주앚아 있는 테스의 모습으로 또 지나간 시절을 이야기하며
가족사의 감춰진 비밀을 들추어내며 숨겨졌던 진실을 말하기도 한다.
그 중 마조리의 죽은 아들 데미안의 개에 대해서
토니라고 불리는 개가 죽은 다음 비슷한 모습의 개를 데려와서 토니2세라 이름 붙이지만
나중에는 다시 토니가 되는 이야기가
마조리가 마조리 프라임으로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처럼
그림자처럼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존재가 된다.
기억은 기억하면 할 수록 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흐릿해지고
결국은 아무리 강력한 기억이라해도 완벽하게 믿을 수 없다는 것이라는 것을
영화는 말해주는 것 같다.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이나 '카사블랑카' 영화이야기와 더불어
미술과 클래식에 관한 대화와
맨 나중에 홀로그램인 마조리, 월터, 그리고 테스가 나누는 대화가 묵직하게 다가왔다.
“기억은 퇴적층과도 같아서, 잊어버려도 거기에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