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2017년 3월 31일 금요일 저녁 8시
아침부터 이슬비가 살며시 뿌리더니 하루종일 스산한 기운이 감도는
날씨로 다소 을씨년스러웠지만
금요일이 주는 여유가 있어 마음만은 가벼웠다.
혜화역 1번 출구에서 골목을 조금 들어가다보면 나오는 동양예술극장
요즘은 중국영화를 상영하는지 영화포스터들로 가득했다.
국민뮤지컬 사랑은 비를타고
1996년 제2회 한국뮤지컬 대상 작곡상, 남우주연상 등 4개부분 수상으로
2015년까지 4000회 이상 공연했다고 하는데
과연 이 작품으로 남경주, 최정원, 엄기준등 수많은 뮤지컬 배우들이
탄생되어 지금까지 롱런하고 있어 소극장 뮤지컬 아이콘이 되었다고 한다.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역시나 오늘 내린 비로 인한 것인지
처음 등장하는
라이브로 연주하는 피아노 음악과 더불어
쏟아지는 창밖의 빗소리가 반가웠다.
40살의 동욱은 자신의 생일날
여동생들의 가족을 초대해놓고 청소와 요리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는데
정작 그 동생들은 전화로 오지 못한다고 알린다.
그런데 7년 동안이나 잠적했던 막내 남동생 동현이 깜짝 방문한다.
피아니스트를 꿈꾸었지만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고등학교 음악선생님이 되어
동생들 뒷바라지로 자신의 젊음을 희생한 동욱이
자신의 꿈을 대신해 동생 동현이 피아니스트가 될 것을 바랬지만
정작 동현은 형의 지나친 집착으로인한 심리적인 부담감으로 집을 나갔는데
1년에 한번씩 형의 생일에 맞춰 자신의 안부를 쓴 엽서를 한 장씩 보낸 것을 펼쳐들며
그 내용을 읽어주는데 딱 한 문장이지만
그 속에는 따뜻한 속내가 들어있는 온전한 메시지가 그대로 전해졌다.
이제라도 피아니스트가 되라고 다그치는 형에게
동생은 원양어선에서 다친 손을 보여주며
더이상 동생들을 위해 인생을 허비하지 말라며 애원한다.
그때 느닷없이 방문한 결혼이벤트 회사
실수투성이 직원 미리의 등장으로
극은 좌충우돌 코믹상태가 되어 흥겨운 분위기로 전환되고
결국에는 미리의 도움으로 형의 근사한 생일 이벤트가 펼쳐지고
다시 형제는 서로에 대한 이해로 끈끈한 형제애를 보이는데....
가족애라는 소재로 만든 작품들은 언제봐도 가슴뭉클하게 만드는데
다소 평범할 수 있는 스토리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창작 뮤지컬로 구성해
단 3명이 출연한 소극장 뮤지컬이지만 탄탄한 극본과
아기자기 꾸며놓은 무대 공간 그리고
간헐적으로 들리는 빗소리와 더불어 출연한 배우들이 보여주는 넘버들과
간간이 들려주는 피아노의 선율은 더없이 진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오늘의 캐스팅 3분
형역의 황만익 배우님 여유와 너그러움이 가득 배인 표정과 연기,
노래 또한 일품이었고 동생역의 서승원 배우님 젊음의 혈기가 왕성하게 느껴지며
다소 반항적인 기질이 다분한 동생역으로 안성맞춤이었고
이벤트회사 직원으로 분한 서은교 배우님 발랄하면서도
실수투성이 역할이지만 나름 매력이 물씬 풍겨나는
뮤지컬을 이끌어나가는 윤활유 역할로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2주년을 맞이할 정도로 긴 세월동안 롱런하는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짧지만 보는 내내 잘 짜여진 콘서트를 보는 듯
배우들의 노래 실력도 출충했고 사이다같은 극의 전개 또한 시원하게 펼쳐져
벌써 끝났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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