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민의 톡서트 주토피아
대학로 유니플렉스 3관
2017년 3월 25일 토요일 오후 2시
비가 올듯 말듯 약간 찌부등한 날씨의 주말 오후
대학로 거리는 언제나처럼 활기가 넘쳤다.
유니플렉스 3관 소극장에서 열린
홍경민의 8번째 톡서트 주토피아
주부들을 위한 토크 유토피아란 부제로
결혼을 한 여자들 이야기를 소재로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소소하게 부딪히는 부부간의 소통을 위한 토크가 있는 콘서트였다.
티켓과 함께 이름표를 주면서 누구의 아내가 아닌
누구의 엄마가 아닌 자신만의 멋진 이름으로
그 순간만큼은 어느 누구도 아닌 나를 중심으로
그 자리에 있는 듯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었다.
무대는 봄을 상징하는 활짝핀 벚나무와 오른쪽 니모가 생뚱맞게 놓여있어
뭔가 했는데 공연 중간에 부른 '모야 모야 모야'를 부르기 위한 소품이었다.
텔레비젼에서나 봤던 가수였는데
자그마한 체구와 분위기있는 목소리로
자신의 여자 동창 친구들의 이야기를 빌어 여자들의 속성에 대해서
또 젊은이들이나 알 수 있는 각종 신조어와
느끼한 아재개그까지 소탈하면서도 꾸밈없이
정감있는 이야기로 때로는 배꼽이 빠질 정도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연애시절 경험담을 바탕으로 정성이 들어간 선물이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어쩔 수 없는 속물임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기도 하면서
그 속에 빠져들었다.
김광석의 노래 '변해가네'를 키보드와 통키타반주로 부르면서
공연은 시작되었는데 결혼한지 얼마 안되고 아기도 있어서인지
그의 말이나 표정에는 행복한 삶이 한껏 묻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지나간 추억의 노래인 김광석이나 공일오비, 동물원, 윤종신 등의
주옥같은 노래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었는데
이적의 거짓말,거짓말,거짓말 에 담긴 슬픈 이야기를 비롯
노래마다의 가슴 찡한 사연과 함께
소극장에서 울리는 그의 목소리는 가히 감동 그 자체였다.
키보드의 여자분과 함게 비틀즈의 렛잇비를 개사해서 만든 노래 또한
재밌으면서도 솔직함이 담겨 있어 공감이 갔다.
불후의 명곡에서 보여주었던 뭐야뭐야뭐야 를 부르며 재치있는 퍼포먼스도 흥겨웠고
자신의 히트곡들 또한 언제나처럼 감흥있게 들을 수 있었다.
초대 게스트로 나온 아나운서 박지윤 씨와의 대화 또한
알콩달콩 살아가는 우리네 이야기와 다를 바 없는
진솔하면서도 솔직담백한 투의 재치넘치는 그녀의 매력을
맘껏 발산하며 진정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상당한 고수임을 인정했다.
일품인 하모니카 연주와 진하게 전해져 오는 그의 노래를 들으면서
어느새 흘러간 두시간이 너무 아쉬웠다.
토크가 있는 콘서트는 인간적으로 다가와 더 가깝게 느껴졌다.
홍경민이라는 가수가 주는
해피바이러스가 퍼져 지친 심신이 스르르 녹아 내리는 듯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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