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뮤지컬 서울1983

이사벨라아나 2015. 11. 1. 18:30

 

시월의 마지막날 오후 3시

뮤지컬 '서울1983'을 보러 광화문에 있는 세종문화회관으로 향했다.

거리에는 지나가는 10월을 아쉬워하는 듯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낙엽지는 가을을 만끽하려는 듯 곳곳에 많은 인파로 붐비고 있었다.

뮤지컬 '서울 1983'은 광복 70주년 기념으로 서울시 뮤지컬단이 제작한

6.25 전쟁으로 인한 분단의 고통과 이산의 아픔이라는

다소 진부하지만 우리나라 역사에서는 잊을 수 없는 '이산가족찾기'라는 소재로 만들어진

한 어머니의 고단한 삶이 담긴 한맺힌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북한국이 퇴각하면서

포로로 잡혀간 남편과 생이별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하는데

홀로 남겨진 어머니는 4명의 자식과 전쟁통에 한쪽 팔이 불구가 되버린

남동생을 오롯이 돌봐야만하는 처지에 놓인다.

그나마 자식들 또한 평범하지 않고 갖가지 이유로 속을 썩이는데...

때로는 자막을 통해서 그 옛날 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옛모습을 재현한 무대셋팅으로 그 시대의 분위기를 그대로 나타냈다.

생방송 시절 끊임없이 흘렀던 '누가 이사람을 모르시나요'를 비롯

인기를 끌었던 팝송과 가요를 비롯 수많은 창작 넘버들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단순할 수 있는 스토리를 각각의 무대 장치 변화와 그시대 유행했던 노래 등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창작 음악과 춤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오케스트라의 웅장하면서도 화려한 연주는 뮤지컬을

더욱 품격있게 만들었다.

수많은 배우들의 앙상블이 뮤지컬을 빛내주었고

 특히 배우 나문희님의 혼신을 다해 연기하는 모습에

마치 자신의 억눌린 감정을 아낌없이 토로하는 듯한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감정이 일었다.

 

우리시대에 아직도 남아있는 아픈 역사의 현실이지만

재회한 남편은 다시 결혼을 하고

홀로 평생을 기다린 아내의 삶은 과연 무엇으로 남았을까 하는

안타깝고 처연한 우리네 어머니들의 인고의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졌던 뮤지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