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세종문화회관으로 뮤지컬을 보러 가는길에 들렀던 서울 시립 미술관
지난 8월에 갔었는데 이번에
천경자 화백의 그림을 다시 보고 싶었다.
입구에 놓인 조각상들
도슨트 시간에 맞춰 들어간 미술관
자기 애착이 유난히도 강했던 천경자 화백
그래서 '영원한 나르시시스트'란 별칭이 붙았다고 한다.
(생태)
(황혼의 통곡)
(꽃과 뱀이 있는 여인상)
(어느 여인의 시 1)
전시는 4가지 섹션으로 구분되었는데 첫번째는
'환상의 드라마' 공간으로
작가의 자전적인 채색화로 이루어진 섹션으로
'생태'라는 작품은 작가의 슬프고 고된 삶과 기울어져가는 가세를
책임져야하는 고난을 표현한 것으로
처음에는 33마리의 뱀을 그렸는데 나중에 두마리를 더 그려넣었다고 하는데
그당시 애인의 나이가 35살 뱀띠였다고 한다.
뱀은 일종의 작가에게 수호신같은 의미로 즐겨 그렸다고 한다.
살아있는 그림으로 승부하고 싶다는 포부로 1969년부터 해외로 30년간 스케치여행을 했는데
작품에 사용되는 주제와 소재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첫번째 행선지였던 미국의 뉴욕을 방문해서 그린 '아 무정'은
브로드웨이를 대표하는 뮤지컬 포스터들을 굉장히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표현했는데
뉴욕을 정줄곳 없는 비정한 도시다라는 의미로
포스터속 인물만 있을 뿐 실제 거리나 인물을 그려넣지 않아
냉혹한 현대사회를 잘표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이라고 한다.
해외여행을 하면서 작가는 많은 풍물화들을 남겼다.
스케치 여행을 통해서 감성과 경험을 되살리면서 채색하고 완성했는데
작품의 크기가 작은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1995년작 '황혼의 통곡'은
턱을 괴고 누워있는 여자
고개를 숙이고 축 늘어져 있는 여자
위에서 아래로 몸을 길게 늘어뜨린 여자
얼굴은 무표정함 눈동자는 하얗게 칠해져
마치 이세상사람이 아닌것 같은느낌을 주기도 하고 마녀의 얼굴을 하고 있다
짙은 황토빛 배경이 작가가 느꼈을 인생의 말년의 인생의 고독과 쓸쓸함을 표현하고
개 두마리, 머플러, 장갑 , 트럼프카드놀이등 자신이 좋아했던 것들을 그림속에 넣었다고 한다.
'황혼의 통곡'과 비슷한 느낌의 1995년 작 미완성 작품인 '환상여행'은
축 늘어진 나체의 연인
강아지, 꽃 , 뱀 , 트럼프카드등이 그려져 있다.
색채가 흐릿하고
카드가 완성되지 않은부분이 눈에 띄는것으로 미완성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작품 뒤쪽의 배는 저승으로 이동하는 듯한 배를 의미하고 이는
노년에 느꼈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나
인생에 대한 허망함을 잘 나타내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두번째 섹션 '자유로운 여자'라는 공간으로
작가가 직접 쓴 책들이 나열되어있다.
작가는 그림그리기와 글쓰기를 좋아했는데
자서전, 수필집, 기행문으로 출판해 여러권이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한다.
지금은 절판되어 서점에서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언제나 삶에 대한 열망이 가득하고
이룰수 없는 사랑때문에 고통스러워 했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은 신여성, 천경자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한다.
세번째 섹션은 '드로잉' 공간으로
몇개의 선으로 역동적으로 사람과 사물의 모습을 표현해
채색화가로 알려진 작가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의미있다.
1969년 방문한 사모아 남태평양섬에 놀러가서 호텔에서 그린 자화상은
남국에 정취에 흠뻑 취해
밤새 거울을 보면서 자신을 그림
전통적인 문양과 야자수가 디테일한 표현되어
행복한 작가의 모습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마지막 섹션인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 라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전형적인 여성의 한을 그린 인물화들로 이루어져있는데
'화병이 된 마돈나'는
팝스타에 어울리는 화려하고 풍성한 꽃다발을 머리에 쓰고
우울하고 쓸쓸해보이는 표정
화려한 톱스타의 이면에 가려진 외롭고 쓸쓸한 모습이 잘 표현된 작품으로
천경자작가의 자신의 모습이 마돈나의 모습으로 표현했다.
풍성한 꽃 색깔이 선명하고 아름다운 것은
섬세하고 꼼꼼하게 그린
단 한번의 물감칠이 아니라 여러번 색칠을 입혀 선명한 색깔을 나타내어
인고의 시간이 아름다운 작품으로 표현했음을 알 수 있다.
1993년 작 '그라나다 두자매'는
카리브해 연안에 있는 그라나다 라는 항구도시에서 만난 두 자매의
머리를 한껏 위로 세운 모습과
예쁘게 칠한 매니큐어, 옷 색깔이 발랄하게 표현했다.
그림은 전체적으로 사선을 중심으로 윗쪽은 녹색 아랫쪽은 분홍색을 이룬다
작가가 제일 좋아하는 색깔이 배추색이라고 한다.
고향의 넓은 배추밭을 보면서 배추색깔이 생명을 확인하는 색깔임을 확인했다고 한다.
타지에서 느꼈을 작가의 감정과 발랄한 색감이 인상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1977작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는
54세때 본인의 22살을 회상하면서 그린 자화상으로
첫번째 결혼에 실패해서 두딸을 책임져야만 했고
기울어진 가세에
꽃다운 22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슬픈기억이 많았다고 한다.
1951년 작 '꽃과 뱀이 있는 여인상'은
머리위의 4마리의 뱀은 삶의 고통 의미하기도 하고
힘든 시기에 작가를 지켜준 4명의 자녀를 의미하는 해석이 있다
무언가를 멍하게 보는 듯한 눈동자와
어두운 남색 배경,
하늘색 옷이 작가의 쓸쓸함을 잘 나타내고 있다.
힘든상황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한 열정과 사랑에 대한 희망을 놓지않았음을
가슴의 한송이 장미꽃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작가가 즐겨 그렸던 세가지가 다 들어있는 그림(뱀,여자, 꽃)이다.
1984년 작 '어느 여인의시 1'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나체의 여인이 정면을 당당히 바라보고 있다.
한 손에는 담배를 쥐고 있다.
작가는 애연가였고
남도 판소리를 즐겨 들었다고 한다.
1985년 작 '어느 여인의 시2'는
벌거벗은 여자의 가슴위에 한다발의 꽃이 놓여져 있다
작가의 책에 씌여진 '나는 그에게 한다발의 장미를 주었지만
나에게 남은 것은 장미가시였다' 는 의미있는 글귀가 작품속에 나타난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여자의 한을 표현한점이라고 한다.
전시 마지막 공간에는 '작가의 방'이라는 공간으로 이루어졌는데
때로는 불면증에 시달리고
때로는 남도 판소리를 들으며 작품활동을 한
작가의 생활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시립미술관을 나와서 걸었던 정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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